이한열 열사 모친 故 배은심 여사, 광주 망월묘역 영면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故) 배은심 여사가 11일 광주광역시 망월묘역에서 영면에 들었다.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빈소가 차려진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했다. 이날은 배 여사의 여든세 번째 음력 생일로, 영정 앞에는 생일 케이크가 놓였다.
유족들과 장례위원회는 고인을 위한 제를 지낸 뒤 영결식(노제)이 열리는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으로 유해를 운구했다. 고인은 200여 명의 추도객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길을 떠났다. 운구 차량 주변에는 ‘민주의 길 걸어온 어머니 발자취 이어나가겠습니다’는 등 내용의 만장 30여 개가 펄럭였다.
노제는 연세민주동문회 이인숙 회장의 연보낭독과 한동건 상임장례위원장(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이어 배 여사가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대표, 박봉주 광주전남추모연대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했다.
이 시장은 “1987년 잔인한 국가폭력에 사랑하는 아들을 앞세워 보내야 했던 어머니는 약자를 품어 안은 시대의 어머니셨다. 이 땅의 수많은 민주시민은 어머니의 강인한 눈빛과 따뜻했던 품을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인의 장녀인 이숙례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했다. 고맙고 사랑한다”며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제를 마친 고인의 유해는 동구 지산동 자택을 들른 뒤 북구 망월동 광주시립공원묘지 8묘원에 안치됐다. 이 묘역은 고인의 남편이 안장된 곳으로 이 열사의 묘소를 멀리 마주 보고 있다.
배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숨진 것을 계기로 민주화·인권 운동 등에 헌신했다.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사흘 만에 다시 쓰러져 지난 9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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