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거리 노선 '욕심' 내는 저비용 항공사들..실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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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통합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로부터 회수돼 재분배될 것으로 보이는 중·장거리 노선에 욕심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정말로 저비용항공 사업모델을 갈아엎으면서까지 항공기 기종 다양화와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나설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저비용항공사가 운항 노선을 단거리에서 중·장거리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항공기 기종을 다양화(기단 이원화)하기로 하면, 이런 사업모델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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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LCC들도 단거리와 중·장거리 중 하나만 선택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통합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로부터 회수돼 재분배될 것으로 보이는 중·장거리 노선에 욕심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정말로 저비용항공 사업모델을 갈아엎으면서까지 항공기 기종 다양화와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나설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11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저비용항공은 항공서비스 투입 자원 효율화를 통해 저비용 구조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대형 항공사(FSC) 서비스에 견줘 기내식이 기본 제공되지 않고 무료 제공 수화물 양도 줄이는 등 서비스 내용은 떨어지는 대신 탑승권 가격이 크게 싼 게 특징이다. 비용 최소화를 위해 항공기도 대중적인 모델의 단일 기종을 고집한다. 조종사·정비사·승무원 훈련비와 항공기 유지비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저비용항공사가 운항 노선을 단거리에서 중·장거리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항공기 기종을 다양화(기단 이원화)하기로 하면, 이런 사업모델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중대형 항공기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 일각에서 “그럼 저비용항공 사업모델을 포기한다는 뜻인가”란 뒷말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항공기 고장 상황 대응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중대형기 1~2대로 중·장거리 노선 운항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공정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따라 통합 항공사의 운수권·슬롯 일부가 회수 뒤 재배분된다 해도, 이런 부분이 검증되지 않으면 받아갈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국외에서도 단거리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병행하는 저비용항공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항공사 및 공항 서비스 평가 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 따르면, 전세계 저비용항공사(Low Cost Airlines) 73개 가운데 장거리(Long Houl) 노선 운항을 하는 곳은 5개사에 그친다. 이중 단거리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모두 하는 항공사는 필리핀 세부 퍼시픽(Cebu Pacific)과 노르웨이 노르웨이안(Norwegian) 등 2곳 뿐이다. 나머지는 단거리와 중·장거리 중 한가지에 집중한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원래 사업모델이 장거리였다면 괜찮지만, 단거리 저비용항공사가 장거리를 하려면 기존 사업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이 경우 잘못하면 ‘샌드위치’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거리 노선 운항에 나서려면 글로벌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항공사업에선 경쟁력 있는 항공사들과 연합을 맺는 게 중요하다. 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이 2018년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전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얼라이언스란 이름으로 항공 동맹을 맺는 게 대표적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 규모와 서비스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연합 제의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제철 한서대 교수(공항행정학)는 “(덩치를 키우려면) 항공기부터 확보해야 하는데, 빌려주는 쪽에서도 담보 등 운용 능력을 볼 것”이라며 “항공사로선 감내하고 가느냐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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