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관계 악화에도 대만 대중국 수출액 역대 최고..미 제재 속 반도체 수요 증가
[경향신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대만의 대중국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것이 대만의 대중국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대만 재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본토와 홍콩에 대한 대만의 수출액이 1889억1000만달러(약 225조4800억원)를 기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보다 24.8%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수출액이다. 특히 중국 본토 수출액은 지난해 1259억달러(약 150조원)로 23.3% 늘어나 전년(11.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대만의 대중국·홍콩 무역흑자도 1047억4000만달러(약 125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의 대중국 수출이 증가한 주요 요인으로는 반도체 수출 증가가 꼽힌다. 미국이 중국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제한한 이후 중국의 대만에 대한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20년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자국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사실상 제한했다. 익명의 대만 재정부 관계자는 SCMP에 “미국의 경제 제재로 중국 본토에서 대만 반도체 칩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이 감소하고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도 반도체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본토에 있는 외국인 소유 공장들도 대만에서 반도체 칩을 구매하기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업그레이드 될 때까지는 강력한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 관영매체 보도와 지방정부 문서 등을 토대로 중국에서 지난 3년 동안 최소 6개의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6개 프로젝트에는 최소 23억달러(약 2조7692억원)가 투입됐지만 일부 기업은 단 한 개의 반도체도 생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운드리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취안신집적회로(QXIC)다. 이들 회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선도하고 있는 14나노미터 이하 공정 제품 양산을 목표로 TSMC 고위 임원과 엔지니어들을 거액 연봉에 스카우트했지만 상업용 칩을 생산하지 못한 채 지난해 문을 닫거나 영업을 중단했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7% 정도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첨단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지만 이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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