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신 먹통 3시간 돼야 배상'.. 공정위, 불공정 약관 조사 착수
시민단체 "3~6시간 기준, 10분 등 대폭 축소"
KT, 이용약관 개정 의사 밝혔지만..경쟁사 난색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의 주요 서비스 손해배상 약관의 불공정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KT의 통신장애 사태 이후 시민단체가 통신사에만 유리한 약관을 고쳐야 한다며 잇달아 불공정약관심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통신장애 사태의 당사자인 KT가 손해배상 이용약관 개정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개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가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약관이 사실상 ‘신고제’로 운영되는 만큼 통신사 의지 없이는 약관을 고치기 쉽지 않아 공정위가 조사 결과에 따라 ‘강제성’을 지니는 조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 공정위 ”불공정 행위 있을 시 시정명령”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통신 3사의 약관에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이 단체들이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잇달아 청구한 ‘불공정약관심사’에 대한 후속 조처다.
시민단체들은 통신 3사가 제공 중인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주요 서비스 이용약관 내 손해배상 범위가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1개월 누적 시간 6시간 초과’ 등으로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경실련은 통신사가 약관에서 특정 시간대로 손해배상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은 이유 없이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고,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현행 약관이 20년 전에 마련된 기준이라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꼬집는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 역시 “과거 20년도 더 전에 통신사의 이용약관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사 이후 통신 3사에 대한 시정권고 조처를 할 수 있으며 이후 요건에 따라 시정명령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결과에 따라 강제성을 띠는 시정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KT는 변경하겠다는데, 난색 표하는 SKT·LGU+
시민단체가 잇달아 통신 3사에 대한 조사를 공정위에 요청한 것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KT의 전국 단위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 사태 이후 이어진 소비자 피해 보상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KT의 통신 장애는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11시 20분쯤부터 89분 동안 이어졌다. 현행 약관상 손해배상 시간에 충족하지 않았지만, KT는 총 350억~400억원 수준의 보상안을 내놓았다. 1인당 평균 7000~8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통신 장애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KT는 통신 약관 개정 의사를 내비쳤다. 구현모 KT 대표가 10월 보상 약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약관상 3시간으로 돼 있는 건 오래전에 마련된 것이다”라며 “비대면 사회, 통신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많은 현시점에서는 좀 더 개선돼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 홈페이지 내 게재된 5세대 이동통신(5G), 인터넷, IPTV 등의 이용약관 손해배상 항목은 바뀐 게 없다. 통신 3사는 5G와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월 누적 6시간 초과’, IPTV는 ‘3시간 이상 서비스받지 못하거나 월 누적 12시간 초과’로 명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시간과 관계없이 통신 장애 시 배상하거나, 연속 10분 혹은 1개월 누적 30분 초과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현재로선 주요 서비스 이용약관 개정은 통신사 의지에 달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용약관 개정은 대부분 신고제로 운영된다”라며 “통신사가 개정안을 전달하면 수용하는 식으로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한 통신 업체 관계자는 “특정 사업자로 인해 불거진 문제를 다른 사업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약관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사업자 간 간격도 큰 상태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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