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9개월 연속 흑자.."에너지 수입금액 7년만에 최대"
탄탄한 수출과 배당소득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1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반년 가까이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빨리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은 축소됐다.
한은이 11일 발표한 '2021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는 71억6000만달러(약8조57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행진이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91억8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20억2000만달러 줄었다.
경상흑자 규모가 축소된 것은 국제수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결과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수입이 크게 늘면 흑자폭이 줄어든다. 지난해 11월 상품수지 흑자는 59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흑자폭이 40억달러 줄었다. 1년 전에 비해 수출이 27.1% 늘어나는 동안 수입은 45.3%나 늘었다
수출은 596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해외생산수출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127.1%) △반도체(38.8%) △화공품(35.8%) △철강제품(33.7%) 등에서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입이 167억4000만달러(45.3%) 늘어난 537억달러를 기록하며 수출보다 더 큰 비율로 늘어났다. 석유제품(192%), 천연가스(165%)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 증가율이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을 상회하면서 흑자폭이 크게 줄었다"며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금액은 2014년 8월 이후 최대"라고 밝혔다.
줄어든 상품수지 대신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같은 달 대비 적자폭이 8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운송수지가 17억1000만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화물 운임 상승 지속에 운송수입이 4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상하이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562로 1년전보다 143% 급등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4억9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달 대비 적자폭이 4000만달러 축소됐다.
임금과 배당·이자의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4억8000만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이 10억1000만 달러 확대됐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 증가로 인한 배당수입이 23억8000만 달러로 1년 전(14억3000만달러)보다 늘어난 결과다. 이에 배당소득수지는 1년 전 4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6억7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11월 총 본원소득수지의 합은 186억5000만달러로 지난 11월은 평균보다는 낮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자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국내에서 해외 주식투자와 직접투자가 늘어나며 배당 소득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53억5000만달러 늘어나며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주식, 채권 등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65억5000만달러 늘어나며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중 주식은 49억달러 늘며 직전달 감소세에서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채권 투자는 16억5000만달러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은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920억달러였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842억3000만달러였음에 비춰볼 때 전망치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12월에 78억달러 정도 흑자가 나와야 전망치가 달성되는데,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여건이 좋진 않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는 무역수지에서 해외 순생산수출을 더하고 수입에서 보험과 운송비를 차감하는 등 조정을 해야 하는데 통관 수출은 적자로 나왔지만 해외 생산수출 등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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