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여버렸지"..다큐서 범행 자백한 美 재벌, 교도소에서 사망

원태성 기자 2022. 1. 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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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촬영 중 실수로 평생을 숨겨왔던 살인 고백을 한 뒤 기소돼 지난해 10월 종신형을 선고 받은 미국의 백만장자가 교도소에서 쓸쓸히 숨을 거뒀다.

더스트는 2015년 미국 방송사 HBO의 다큐멘터리 촬영 도중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연쇄 살인 사실을 혼잣말로 털어놓아 덜미를 잡힌 후 지난해 9월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같은해 10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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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지난해 10월 더스트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
교도소에서 연명 치료하다 자연사
3명을 살해한 혐으로 기소된 미국의 부동산 재벌 로버트 더스트가 법정에 출두한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다큐멘터리 촬영 중 실수로 평생을 숨겨왔던 살인 고백을 한 뒤 기소돼 지난해 10월 종신형을 선고 받은 미국의 백만장자가 교도소에서 쓸쓸히 숨을 거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 재벌 로버트 더스트(78)의 변호사는 그가 캘리포니아주 스톡턴 교도소에서 자연사했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더스트가 교도서에서 갑자기 심정지가 와 검사를 받기 위해 이송된 샌 호아킨 종합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더스트는 수개월 전부터 인공호흡 장치를 달고 연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지난해 10월 법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이틀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가 그의 사망과는 연관이 없다고 변호사측은 설명했다.

더스트는 2015년 미국 방송사 HBO의 다큐멘터리 촬영 도중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연쇄 살인 사실을 혼잣말로 털어놓아 덜미를 잡힌 후 지난해 9월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같은해 10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더스트는 다큐멘터리 촬영 당시 인터뷰가 끝나고 화장실에서 "물론 내가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가 내뱉은 말은 1982년 의대생이었던 아내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당시 28세)를 살해한 사실에 대한 자백이었다.

더스트는 화장실 자백 이후 즉각 체포됐지만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 6년 넘게 재판을 끌어왔다.

그러던 그는 지난해 9월 17일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2000년 오랜 친구였던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1급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는 평결을 받았다.

경찰은 그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것 이외에도 다른 두 명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 중이었지만 이를 더 진전시킬 수 없게 됐다.

더스트는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의 목숨까지 빼앗았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그는 블랙의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고 2003년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범행당시 몸싸움 중 벌어진 정당방위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한편 더스트는 9·11 테러 공격에 무너져내린 세계무역센터(WTC) 건물 등을 소유했던 뉴욕의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다. 그는 할어버지로부터 약 1억달러 (약 1196억원)의 재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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