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F-35 동체착륙 원인조사 철저히 이뤄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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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A 전투기 한 대가 우리 공군 기지에 동체 착륙했다.
F-35는 도입 이후에도 결함이나 수리 요인이 발생하면 한국 내에서 수리가 불가능할 뿐 더러 기밀 유지를 이유로 수리 과정을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F-35를 두고 한국 전투기인지 미국 전투기인지 모를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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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전장비가 모두 고장나 엔진과 조종간만 작동해
천억원이 넘는 고가의 F-35 지금까지 결함만 872건 보고
공동조사하기로 한 미국 조사단 코로나 핑계로 한 달 뒤에나 입국
결함 알려지는 것 차단하고 대응책 마련하려는 꼼수
철저한 조사로 결함 명확히 밝히고 적절한 후속 조치 강하게 요구해야 할 것
언론에서는 이 조종사의 동체착륙 사실을 크게 부각하면서 우리 조종사의 월등한 조종술과 기체를 포기하지 않은 희생정신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동체착륙 사고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국회에 출석한 신옥철 공군 참모차장의 설명은 충격적이다. '쿵'하는 소리가 들려 기체를 점검해 보니 엔진과 조종간만 정상이었고 모든 장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첨단 소프트웨어의 산물인 스텔스 전투기가 항법장비와 전투장비의 기능을 모두 상실하고 민간 항공기보다 못한 비행물체로 전락한 것이다. 통신장비까지 먹통이 됐지만 다행히 백업 장비를 동원해 통신은 이뤄졌다고 했다.
'쿵'하는 소리가 외부 충격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부충격이라면 '새'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새 한 마리의 충격으로 모든 장비가 먹통이 된다면 이 비행기는 어디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나 다름없다.
F-35는 결함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져온 기체다. 지난해 공개된 미 회계감사국의 보고에 따르면 2020년 11월까지 보고된 F-35 전체 기종의 결함은 872건에 이르고 있다. 불과 2년 동안 발생한 결함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항전장비가 모두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다. 가장 심각한 결함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후속조치다. F-35는 도입 이후에도 결함이나 수리 요인이 발생하면 한국 내에서 수리가 불가능할 뿐 더러 기밀 유지를 이유로 수리 과정을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F-35를 두고 한국 전투기인지 미국 전투기인지 모를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미 양국은 사고 원인 조사를 합동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미국 측 조사단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달 뒤에나 입국하겠다고 통보했다. 사고기는 그 기간 동안 봉인되고 다른 F-35 전투기들도 모두 발이 묶였다. 한 달간 엄청난 전력 공백까지 생긴 셈이다.
미국 조사단의 입국 연기는 시간 끌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항전장비가 모두 셧다운 되는 치명적인 결함이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고 그 기간 동안 대책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미국의 가장 큰 무기 구매국 가운데 하나인 아랍에미레이트는 23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F-35도 포함돼 있다. 물론 구매취소가 F-35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무리한 조건을 달면서 생긴 반발 때문이지만, 판매자인 록히드 마틴 으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공동조사를 한 달 뒤에 시작하자는 것은 이런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문제만큼은 우리 정부와 공군에서는 이런 미국의 의도에 끌려다지지 않는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구매한 첨단 무기가 작동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결함투성이라면 철저한 조사와 함께 확실한 후속조치를 담보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첨단 전투기의 치명적인 결함은 무엇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CBS노컷뉴스 문영기 논설위원 cbsmy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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