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수 "오늘 공연 매진.. 지금은 연극에 집중하겠다"

김인구 기자 2022. 1.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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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관심에 감사하다. 하지만 지금은 연극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그는 연극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자존심을 가져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다. 지금까지 지향해 온 그대로 변하지 않는 모습이 되게끔 동기가 주어진 것 같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일상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극쟁이' 오영수는 영화와 TV 드라마로 얼굴을 알렸을 때도 중심을 지키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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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은 오영수(왼쪽)가 지난달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C S 루이스 역의 이상윤과 대사 호흡을 맞추고 있다. 파크컴퍼니 제공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받은 오영수 전화 인터뷰

“예상 못한 큰 상 기쁘고 감사

공연 위해 최대한 컨디션 조절

‘파우스트’다시 한번 하고싶어”

외신“히피 그랜드대드가 수상”

이병헌·이정재도 축하 메시지

“깊은 관심에 감사하다. 하지만 지금은 연극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10일 오후 전화로 연결된 오영수(78)의 목소리는 ‘오징어게임’ 속 오일남처럼 차분했다. 미국에서 날아온 제79회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 소식을 알고 있었다. 한국 배우 최초이니 격앙된 감정을 드러낼 법도 했다. 그러나 그는 뭔가를 가다듬는 느낌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큰 상을 받아서 기쁘고 감사하다. 그러나 지금은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 중이다. 내일(11일) 공연이 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다. 공연을 위해 최대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이후 오영수의 선택은 의외였다. 수많은 출연 제안을 받았다. 치킨 광고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의 의미를 쉽게 소비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고향인 연극 무대로 돌아갔다. 정신분석학자이자 무신론을 대변하는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유신론자 C S 루이스의 가상대화를 다룬 ‘라스트 세션’. 그는 연극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자존심을 가져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다. 지금까지 지향해 온 그대로 변하지 않는 모습이 되게끔 동기가 주어진 것 같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일상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5년의 연기 경력을 더듬어 보면 오영수의 선택에 이해가 간다. 그는 1967년 극단 광장에 들어가면서 연극에 입문했다. 그리고 1987년부터 23년간 국립극단에서 활동했다. 출연한 연극만 200편이 넘는다. 오영수는 “미리 배포한 소감 문자로 갈음하겠다. 내일 공연이 매진됐다. 집중해야 한다”면서 “시끄러운 시간이 좀 지나면 나중에 따로 좋은 기회를 만들자”고 덧붙였다.

‘연극쟁이’ 오영수는 영화와 TV 드라마로 얼굴을 알렸을 때도 중심을 지키려고 애썼다. 처음 그를 대중에게 알린 작품은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이다. 오영수는 법당 바닥에 반야심경을 새기는 노승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2009년 최고 시청률 43.6%까지 치솟았던 인기 드라마 ‘선덕여왕’에도 출연했다. 미실과 선덕여왕 사이에서 돋보였던 월천대사 역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4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였지만 “연극배우의 연기가 드라마 속에서는 오버스럽게 보이지 않을까”를 걱정했다.

오영수도 실은 골든글로브 결과가 내심 신경 쓰였다고 한다. ‘라스트 세션’의 박정미 대표는 “혹시 모를 수상 가능성과 관련해 상의드렸으나 선생님은 ‘동양인인데 어렵지 않겠냐’며 그냥 연극에 집중하겠다고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30대에 했던 연극 ‘파우스트’를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오영수의 수상에 외신들도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히피 그랜드대드(Hippy Granddad)’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를 받았다”며 ‘오징어게임’과 오영수의 프로필을 상세히 보도했다. ‘오징어게임’의 후배 배우들은 축하 인사를 보냈다. 이병헌은 SNS에 ‘오징어게임’ 속 대사를 인용해 “프런트 맨입니다. 브라보!”라고 썼고, 이정재 역시 SNS에 “일남 선생님, 함께 했던 장면들 모두가 영광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깐부로부터”라고 존경을 표시했다. 연극계에선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무대를 지킨 인물이라며 “변함없는 연극 정신의 승리”라고 환호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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