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병사 월급 200만 원' 올바른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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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두 달도 남지 않은 3·9 대선에 나서는 여야 후보가 내놓은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원래 정부 계획은 2026년까지 병사 월급을 10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었는데, 두 후보의 공약은 이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따라서 국방부가 재원 마련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펴려면, 미래 모병제 정착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간 과정의 하나로 병사 봉급 인상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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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 대학원장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3·9 대선에 나서는 여야 후보가 내놓은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원래 정부 계획은 2026년까지 병사 월급을 10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었는데, 두 후보의 공약은 이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27년까지 200만 원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 취임 즉시 200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야 두 후보 모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퓰리즘적 공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과 국가의 책임 강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모병제·징병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대다수의 선진국은 일정 기간 군 복무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은 의료보험·대학입학금 지원과 공무원 시험 가산점을, 미국은 퇴직금·대학입학금 지원과, 공무원 시험 응시 제대군인에게 5%(상이군인 10%) 가산점을 제공한다. 그리고 일본은 퇴직금·취업 시 가산점·연금 혜택을, 유럽은 퇴직금·사회보장 대우·연금 혜택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각 당 후보가 재원 마련에 대한 명확한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병사 봉급 인상을 급작스럽게 공약으로 내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 국방예산은 크게 전력운영비(병력운영+전력유지)와 방위력개선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병사 봉급은 전력운영비 중 병력운영비(인건비+급식·피복비)에 속한다. 여기에는 병사 인건비뿐만 아니라, 국방인력구조 재설계(군무원·간부 증원), 간부 처우개선 및 법정부담금(연금부담금·건강보험부담금), 급식·피복비까지 포함돼 있다. 이런 항목을 조정해서 병사 봉급 인상분을 만들어내기는 매우 어렵다. 나아가 전력유지비에서 병사 봉급 인상분을 마련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현재 전력유지비 중 장비유지비조차 적정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위력개선비를 줄여서 병사 봉급 인상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력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의 소관 부처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으로 이원화돼 있는 구조에서는 법적으로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또, 무기체계 획득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일 경우, 군사력 건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문재인 정부 들어 선심성 예산을 사용하는 행태를 보면, 그런 돈만 절약해도 병사들 봉급 인상은 당장 시행해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정부에서는 병사 봉급 인상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차기 정부가 국방부를 비롯한 타 부처들과의 예산지출 효율화(구조조정)를 통해 병사 봉급 인상에 들어가는 예산을 마련하는 것 외에는,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따라서 국방부가 재원 마련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펴려면, 미래 모병제 정착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간 과정의 하나로 병사 봉급 인상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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