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의 MLB스코프] 실망스러웠던 뉴욕 양키스, 해결사는 프레디 프리먼?

이창섭 해설위원 2022. 1.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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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디 프리먼은 최근 3년 연속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를 수상할 정도로 공격력을 갖춘 최상위권 1루수다.

[스포티비뉴스=이창섭 칼럼니스트]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는 매우 따분하다. 시끌벅적해야 될 스토브리그(stove league)가 직장폐쇄로 인해 스톱리그(stop league)가 됐다. 업무 정지가 해제되려면 구단주 그룹(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새 노사협약(CBA)에 합의해야 한다. 하지만 양측은 만남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

각 구단들은 이 사태를 예견한 듯 스토브리그 초반에 질주했다. 그 결과 코리 시거와 마커스 시미언(이상 텍사스)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로비 레이(시애틀) 같은 대어들이 빨리 계약했다. 스토브리그 초반에 1억 달러 계약이 6건이나 쏟아진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현재 FA 1억 달러 계약

1. 코리 시거 : 10년 3억2500만 달러

2. 마커스 시미언 : 7년 1억7500만 달러

3. 하비에르 바에스 : 6년 1억4000만 달러

4. 맥스 슈어저 : 3년 1억3000만 달러

5. 로비 레이 : 5년 1억1500만 달러

6. 케빈 가우스먼 : 5년 1억1000만 달러

시장에는 여전히 전력을 높여줄 자원들이 남아있다. 최대어 카를로스 코레아(27)를 비롯해 프레디 프리먼(32), 트레버 스토리(29), 크리스 브라이언트(30), 클레이튼 커쇼(33) 등이 아직 팀을 찾지 못했다. 이 선수들은 급하게 계약하는 대신 장기전을 선택했다.

빅마켓 구단들의 느긋한 행보도 특기할만하다. 자금력이 탄탄한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같은 팀들은 시장을 관망했다. 크리스 테일러에게 4년 6000만 달러 계약을 안겨준 LA 다저스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지는 않았다. 현지에서는 노사 협약 갱신으로 사치세 기준 총액이 정해지면 빅마켓 구단들이 구매자로 나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토브리그 후반전을 지켜봐야 될 팀은 양키스다. 지난해 양키스는 92승70패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199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정규시즌 5할 승률 위닝 시즌도 사수했다. 29년 연속 위닝 시즌은 오직 양키스만이 보유한 기록이다(이 부문 역대 1위팀도 양키스로, 1926년부터 1964년까지 39년 연속 위닝 시즌을 달성한 바 있다).

양키스는 양키스다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키스답지 않았다. 양키스는 외부와 내부의 눈높이가 다른 팀이다. 스스로에게 대는 잣대가 더 엄격하다. 단순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만으로 합격점을 줄 수 없다. 매년 우승을 목표로 달리는 팀이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포스트시즌 1라운드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탈락했다. 2009년 우승 이후 12년 동안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라가지 못한 것. 그사이 각기 다른 13팀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누군가에게는 배가 부른 소리다. 그러나 양키스에게는 배가 아픈 부분이다. 심지어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라이벌 보스턴에게 밀렸다(9승10패). 상대 전적에서 열세이다 보니 같은 성적에도 지구 3위가 됐고, 와일드카드 경기 홈 어드밴티지를 내줘야 했다.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양키스를 꺾은 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에서 탬파베이마저 누르고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양키스가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자존심이 상한 양키스는 다가오는 시즌 명예 회복을 노린다. 가장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가장 약한 곳이 어디였는지 파악해야 한다. 선발 평균자책점 리그 5위(3.91), 불펜 평균자책점 리그 2위(3.56)였던 양키스는 마운드보다 타선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홈런 생산력은 뛰어났지만,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득점력이 흔들렸다.

홈 런 : 222개 (3위)

득 점 : 711점 (10위)

타 율 : 0.237 (13위)

출루율 : 0.322 (5위)

장타율 : 0.407 (7위)

특히 심각했던 부분은 좌타자 라인이었다. 시즌 초반 기용됐던 제이 브루스(타율 0.118)와 루그네드 오도어(타율 0.202), 마이크 터크먼(타율 0.214)이 모두 부진했다. 시즌 중반 야심차게 데려온 앤서니 리조와 조이 갈로도 완전히 갈증을 해소해주지 못했다(이적 후 리조 타율 0.249 8홈런, 갈로 타율 0.160 13홈런).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좌타자가 브렛 가드너(타율 0.222)였다는 점이 양키스 타선의 우울한 현실이었다. 시즌 내내 좌타자 고민에 사로잡힌 양키스는 결국 좌타자 팀 타율에서 전체 최하위에 머물렀다.

좌타자 팀 타율 순위

27. 세인트루이스 : 0.221

28. 마이애미 : 0.216

29. 시애틀 : 0.216

30. 양키스 : 0.207

좌타자 보강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우측 담장이 짧고 낮은 양키스타디움은 좌타자가 더 유리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양키스타디움의 수혜를 입은 좌타자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양키스는 홈 경기 타율도 전체 27위에 그쳤다(0.232).

좌타자 라인도 재편성해야 한다. 리조와 가드너가 FA로 나갔고, 오도어와 타일러 웨이드는 방출과 트레이드로 정리됐다. 갈로와 함께 균형을 맞춰 줄 좌타자가 절실한 가운데 다행히 시장에 최적임자가 남아있다. 지난해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프레디 프리먼이다.

201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줄곧 애틀랜타에서 뛴 프리먼은 명실상부 내셔널리그 최고의 1루수다. 2014년 8년 1억35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맺은 뒤에도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2019년 첫 번째 실버슬러거를 받은 프리먼은 지난해 3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아직 타격에서는 하락세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프리먼의 최근 3년간 성적 변화

2019(29세) : 158G 타율 0.295 38홈런 121타점

2020(30세) : 060G 타율 0.341 13홈런 53타점

2021(31세) : 159G 타율 0.300 31홈런 83타점

*2020시즌 60경기 단축 시즌 MVP

▲ 프레디 프리먼은 1루 수비도 견고한 선수다.

프리먼의 가치가 높은 건 공수겸장이기 때문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1루 수비도 견고했다. 지난해 수비범위가 다소 좁아졌지만, 수비로 실점 방지를 확인할 수 있는 DRS(+2)와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를 뜻하는 OAA(+3) 모두 양수였다. 내구성도 문제가 없었다. 2018년 이후 프리먼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위트 메리필드가 유일하다(메리필드 542경기, 프리먼 539경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리더이기도 한 프리먼은 여러 측면에서 팀의 전력 상승을 도와줄 수 있다.

장점이 많은만큼 몸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일단, 프리먼은 애틀랜타의 연장 계약 제안을 거절했다. 애틀랜타가 제시한 5년 1억3500만 달러 계약은, 기간과 총액 모두 프리먼의 마음을 붙들지 못했다. 존 헤이먼(MLB네트워크)에 의하면 프리먼은 6년 1억8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바라고 있다. 연평균 3000만 달러는 분명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지난해 양키스는 사치세를 내지 않는 쾌거를 누렸다. 40인 팀 연봉 총액(약 2억841만 달러)이 사치세 기준(2억1000만 달러)을 가까스로 넘기지 않으면서 사치세 리셋에 성공했다. 물론 양키스는 사치세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추가 페널티를 벗어나면서 향후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졌다. 결단만 내리면 프리먼이 원하는 계약은 충분히 맞춰줄 수 있다.

걸림돌은 있다. 양키스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팀의 상징이 된 애런 저지(29)가 FA 자격을 얻는다. 외부 선수 영입도 중요하지만, 저지에게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다. 저지를 앉히려면 역시 막대한 금액을 준비해야 한다.

다저스가 프리먼 쟁탈전에 참여하는 것도 양키스로선 반갑지 않다. 빅마켓 구단들간의 경쟁이 붙게 되면 선수 몸값은 더 오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정해 놓은 선수를 포기하거나 뺏기면 여론이 나빠질 것이다. 고래 싸움은 이러나저러나 출혈이 심하다.

만약 양키스가 프리먼을 영입하지 않는다면 시선은 오클랜드 1루수 맷 올슨(27)에게 향한다. 올슨은 프리먼과 비슷한 유형이지만, 프리먼에 비하면 안정성은 떨어진다. 대신 나이가 젊어서 눈독을 들이는 팀들이 많다. 이에 팜이 그리 두껍지 않은 양키스가 유망주 싸움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프리먼에 이어 올슨마저 놓친다면 지난해 뛰었던 리조로 선회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진 모습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지난해 양키스가 아쉬웠던 건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동시에' 건강한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저지 148경기 39홈런 98타점, 스탠튼 139경기 35홈런 97타점). 두 선수가 모두 규정타석을 충족한 건 스탠튼이 양키스에 온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다른 타자들의 힘이 부족한 탓에 건강한 두 선수가 뭉친 타선의 파급력도 떨어졌다.

과연 양키스는 프리먼을 영입할 수 있을까. 프리먼이 아니라도 플랜B와 플랜C는 마련되어 있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양키스는 늘 플랜A를 추구한 팀이었다. 그리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가려면, 우리가 기억하는 양키스로 되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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