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황손 트리오' 부상, 벤투 감독의 '공격 플랜 B'는?

박상현 2022. 1. 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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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손흥민·황희찬·황의조 월드컵 최종예선 동반 결장 유력

조규성·이재성·정우영 기대…권창훈도 부상 털고 합류

[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터키 훈련.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황희찬(라이프치히, 울버햄튼 임대)이 사실상 대표팀 전력에서 제외되고 황의조(보르도)의 합류에도 물음표가 찍힌 상황이다. 팀 공격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세 선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복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국내파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오는 15일과 21일에 각각 아이슬란드, 몰도바와 평가전을 치른 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2연전을 갖는다.

현재 대표팀의 주전 공격은 황의조를 비롯해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이른바 '황손 트리오'다. 황손이라는 말에 걸맞게 이들은 단연 벤투 감독의 '황태자'들이다. 여기에 이재성(마인츠)이 중앙에서 공격의 깊이를 더한다. 이들 넷이 똘똘 뭉쳐 시너지 효과를 낼 때 대표팀의 공격력은 극대화된다.

하지만 지금은 이재성과 호흡을 맞춰야 할 세 선수가 없다.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다리 근육에 부상이 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다리 근육을 다쳤다"고 했지만 정황상 둘 모두 햄스트링 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전에도 햄스트링 쪽에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황의조도 컨디션에 문제가 있다. 황의조는 코로나19로 선수단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경기에 출전했지만 역시 허벅지에 통증을 홓소하며 80분만에 교체됐다. 황의조 역시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벤투 감독이 가장 유심히 봐야 할 곳은 역시 공격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이번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공격에 나설 선수 3명을 발굴해야 한다.

[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훈련 중인 권창훈.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상황이 최악인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황의조를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조규성(김천 상무)이 있다. 조규성은 아랍에미리트와 홈 경기는 물론이고 이라크 중립경기까지 황의조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작은 정우영'으로 통하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양 측면은 물론 최전방까지 메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정우영은 주말 빌레펠트와 경기에서도 득점에 성공했고 이미 이라크와 경기에서도 A매치 데뷔골을 넣는 등 대표팀에서 또 하나의 공격 옵션으로 통한다.

여기에 한동안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권창훈(김천)이 돌아왔다. 유럽리그에서도 뛰었고 올림픽 무대도 밟았던 권창훈의 합류는 손흥민, 황희찬 공백으로 머리가 아플 벤투 감독의 기분을 풀어줄 요소다. 엄지성(광주), 조영욱(서울), 김건희(수원 삼성) 등도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이번 전지훈련에 모든 것을 바칠 기세다.

선택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벤투 감독의 '공격 플랜 B'가 가동되어야 할 시점이다. 벤투 감독은 이미 지난해 3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 들어오지 못한 상황 속에서 이강인(마요르카) 등을 앞세워 한일전을 치렀으나 0-3으로 완패했다. 당시 벤투 감독의 최대 위기라고 할 정도로 경기 내용 자체가 좋지 못했다. 벤투 감독에게 '플랜 B'가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렇기에 벤투 감독으로서는 제대로 '플랜 B'를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수비는 최대한 안정적이어야 하고 공격은 변화무쌍해야 한다. 수비는 한 번 제대로 조직력을 구축해 놓으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그러나 공격은 다르다. 주전 공격수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옵션으로 상대팀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방패와 갑옷은 구멍이 나지 않는 이상 변화를 주면 오히려 불안정해지지만 칼이나 총은 다양할 수록 좋다. 전쟁을 치르는데 장검이나 소총 말고도 단도나 권총도 필요한 법이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황손 트리오'가 없는 것이 '플랜 B'를 만들 기회다.

☞공감언론 뉴시스 tank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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