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불붙은 빅테크 인재 쟁탈전.."메타, MS·애플서 200여명 빼가"

박수현 기자 2022. 1. 11. 11: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 3사간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 ‘신대륙’으로 떠오른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관련 인재 기용에 혈안인 모습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각) 지난 한 해 동안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 프로필에 ‘MS를 퇴사했다’고 적은 홀로렌즈 팀 인력이 70명을 넘어섰다며, 이들 중 40명 이상은 메타로 이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홀로렌즈는 MS가 2015년에 처음 선보인 상업용 증강현실(AR) 기기다. 전(前) MS 직원들은 “경쟁사들이 이 기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때때로 급여를 두 배로 올려주겠다는 제안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더급 인력의 이탈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여름 MS를 떠나 메타에 합류한 찰리 한이 대표적이다. 한은 지난해 7월까지 홀로렌즈 팀에서 고객 피드백을 담당했던 인물로, MS에서 총 11년 1개월을 근무했던 중진이다. XBOX 팀을 거쳐 홀로렌즈 팀에서만 5년 4개월을 일했던 조쉬 밀러도 최근 메타로 이직해 디스플레이 총괄직을 맡았다. 이에 MS 측 대변인은 “직원들의 이탈은 일상적인 문제”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홀로렌즈 팀 구성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현재 MS 내 AR 인력 규모는 약 15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메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메타가 노리는 건 MS의 인재 뿐만이 아니다. 앞서 블룸버그는 애플이 최대 18만달러(약 2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 보너스를 지급하며 인재 지키기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블룸버그는 통상적으로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는 애플이 전례 없는 자사주 보너스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몇 달 사이 100여명에 이르는 엔지니어들이 메타로 빠져나가자 전례없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애플은 해당 보너스를 4년에 걸쳐 나눠 지급한다는 단서를 달아 ‘최소 4년은 회사에 머물러 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밖에 사무실 출근 일수나 방식 등도 조정할 방침이다. 경쟁사들에 비해 애플의 인력 유출 규모가 컸던 배경엔 사무실 복귀 정책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애플은 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자 지난해 9월 재택근무 비중을 줄이고 일주일에 최소 3일 출근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특히 하드웨어 엔지니어에게는 이보다 많은 4~5일 출근을 요구했다. 반면 메타나 구글은 재택근무를 직원 자율에 맡기는 등 더 완화적인 정책을 취했다.

대기업 간 인력 쟁탈전이 심화하면서 일각에선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생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용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라랩스의 맷 스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WSJ에 “대기업이 서로의 인력을 뺏고, 중소기업의 인력을 뺏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규모와 속도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타 같은 대기업이 급성장을 위해 인력을 끌어당기면서 노동 시장에서 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짚었다. 작은 기업들은 경쟁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타·MS·애플 3사간 인재 끌어들이기 경쟁은 올해 들어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메타는 올 상반기 중 혼합현실(MR) 헤드셋 ‘프로젝트 캄브리아’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애플도 올해 가상현실(VR)/A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그간 기업, 국가 등으로 국한했던 홀로렌즈의 사용 대상을 개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 지테시 우브라니 IDC 애널리스트는 “누군가가 새로운 AR 기기를 선보이기 전까지 MS는 이 분야의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며 MS 직원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사들의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