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한열이 곁으로 떠났다" 배은심 여사 발인

이영주 2022. 1. 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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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이자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한 배은심 여사가 생일에 아들 곁으로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11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배은심 여사의 발인식이 열렸다.

배 여사는 1987년 반독재 투쟁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소외되고 억압 받는 이웃을 위해 민주화 투쟁 현장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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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발인제 상에 생일 케이크 올라…민중운동가 연주로 넋 위로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11일 오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이 관을 옮기고 있다. 배 여사는 최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져 지난 9일 향년 8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2022.01.1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1987년 6월 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이자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한 배은심 여사가 생일에 아들 곁으로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11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배은심 여사의 발인식이 열렸다.

배 여사는 1987년 반독재 투쟁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소외되고 억압 받는 이웃을 위해 민주화 투쟁 현장을 지켰다.

'시대의 어머니', '민주화운동의 대모'가 아들 한열이 곁으로 향하는 길엔 고인의 민주화운동에 함께 했던 동지와 유가족, 시민들이 함께 했다.

흩날리는 눈 속에서 배 여사의 차남이자, 이 열사의 동생인 훈열씨 등 유족들은 흐느끼며 울었다.

발인 준비에 앞서 빈소 입구에서 장송곡으로 '민중운동가'를 연주하는 지역 문화예술인도 눈에 띄었다.

공교롭게도 생일인 날 배 여사가 떠나게 돼, 발인제 상에는 생전 지인들이 미리 준비한 케이크가 놓였다.

손자 이재진(24)씨가 든 영정 사진 뒤로 영구차와 유족·조문객이 길게 늘어섰다. 오전 10시 10분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이 열리는 5·18민주광장으로 향한 운구 행렬이 출발하자 새벽부터 눈이 내리며 흐렸던 하늘이 맑게 개였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11일 오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의 발인이 거행된 가운데 운구행렬이 노제가 열리는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배 여사는 최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져 지난 9일 향년 8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2022.01.11. leeyj2578@newsis.com

발인제 제 상에 올린 생일 케이크를 준비한 연극인 이당금(53·여)씨를 비롯한 조문객들도 행렬을 뒤따랐다.

이씨는 "5·18을 소재로 한 연극을 항상 옛 망월묘역에서 했었다. 어머니는 그 때마다 찾아 오셔서 관람하셨다. 배 여사는 개인이 아닌 시대와 민주화의 어머니다. 큰 언덕을 잃은 느낌이다"며 "고인이 남긴 불씨가 꺼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중운동가 연주로 고인의 넋을 달랜 음악인 박양희(55·여)씨는 "그냥 우리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저도 한열이와 같은 86학번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당시 한열이가 될 수도 있었다. 어머니가 돼보니 생떼 같은 자식을 보낸 배 여사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며 눈물을 흘렸다.

광주시민 김문근(65)씨는 "개인적으로 아는 분은 아니지만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싶어 자리에 찾아왔다. 하염 없이 막막하고 슬프기만 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을 떠난 배 여사 운구 행렬은 5·18민주광장에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을 치른 뒤 동구 지산동 고인의 자택을 들른다.

장례위원회는 유족들과 고인의 유품을 정리한 뒤 오후 1시께 망월공원묘지에 도착해 하관식을 치른다.

배 여사는 유족의 뜻에 따라 북구 망월동 망월묘지공원 8묘원에 안치된다. 장지는 남편 이봉섭씨 묘 바로 옆이다. 아들 이 열사가 묻힌 민족민주열사묘역(5·18 옛 묘역)에서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져 있다.

배 여사는 지난 9일 지병이 악화해 향년 82세로 타계했다. 민주화 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 열사에 이어 35년 동안 민주화·인권·노동 운동에 헌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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