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공포의 무한 반복..'투기의 세계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상품 선물 거래의 역사는 기원전 4000년 수메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메르인들은 염소 같은 동물을 인도할 수량·날짜·시간을 적은 점토 증표로 선물 계약을 맺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올리브 인도권이, 고대 로마에서는 밀이 선물 거래 형식으로 거래됐다.
신간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웅진지식하우스)는 역사에 기록된 상품시장 투자자들의 흥망을 통해 탐욕과 공포, 버블과 폭락의 반복이 사실상 인류와 함께 해왔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상품 선물 거래의 역사는 기원전 4000년 수메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메르인들은 염소 같은 동물을 인도할 수량·날짜·시간을 적은 점토 증표로 선물 계약을 맺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올리브 인도권이, 고대 로마에서는 밀이 선물 거래 형식으로 거래됐다. 로마 상인들은 예기치 못한 곡물 가격 상승에 대비해 헤지(위험회피)를 걸기도 했다.
신간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웅진지식하우스)는 역사에 기록된 상품시장 투자자들의 흥망을 통해 탐욕과 공포, 버블과 폭락의 반복이 사실상 인류와 함께 해왔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시장붕괴 사건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이다. 당시 튤립은 사치품이자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튤립에 대한 맹목적 탐욕은 부유한 상인 계층에서 평범한 노동자들에게까지 퍼졌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땅속의 구근까지 거래됐다. 튤립 가격은 1634년부터 3년간 50배 뛰었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폭락은 더 가팔랐다. 1637년 2월 튤립 가격은 암스테르담의 집 한 채와 맞먹었지만, 갑자기 모든 시장 참가자가 매도에 나서면서 거래가 정지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튤립 가격은 95%나 떨어졌다.
감정 대신 냉철한 분석을 무기로 삼는 전문 투자자들도 예측에서 벗어난 상품가격 급락으로 종종 시장에서 사라진다. 1990년대 일본인 트레이더 하마나카 야스오의 구리 선물 투자는 사상 최악의 손실을 낸 금융사기로 기록돼 있다. 그는 중국의 산업화로 구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보고 가격 상승에 베팅했다.
그러나 구리 가격은 중국의 시장 압박으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그는 회사 서류를 위조해 투자액을 늘렸다. 그러다 상황이 악화하자 손실을 인정하고 포지션을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입은 손해는 26억 달러였다.
21세기 들어 국제 정세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는 물론 기후가 상품 가격을 움직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2010년 파키스탄·인도 등 면화 생산국에 홍수 피해가 나자 면화 가격이 2년 만에 5배 폭등했다. 강력해진 허리케인은 원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오렌지주스 가격까지 끌어올린다.
상품시장의 급등락은 운명적으로 반복된다. 거품의 끝자락에서 자신만은 빠져나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과 탐욕이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이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발을 담근 상태에서는 버블을 포착할 수도, 버블이 터지는 시기를 알아차릴 수도 없다. 이런 일은 과거를 되돌아볼 때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네덜란드 튤립 가격이 고점을 찍고 거래가 정지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이틀이었다.
토르스텐 데닌 지음. 이미정 옮김. 360쪽. 1만7천원.
dada@yna.co.kr
- ☞ 아내살해 의혹 갑부 복역 중 사망…진실은 수면 아래로
- ☞ 비행기 추락하자마자 열차 덮쳐…10분간 두번 죽음 피한 조종사
- ☞ 순회공연 중 호텔 객실서…한 코미디언의 쓸쓸한 죽음
- ☞ 정용진, 신세계 보이콧 이미지 공유하며 "업무에 참고"
- ☞ 머리만 2m…1억8천만년 전 10m짜리 어룡화석 발견
- ☞ '좀비 영화 심취' 흉기 들고 거리 나선 20대…여친이 신고
- ☞ 김연경, 중국리그와 작별…향후 거취 주목
- ☞ 돼지심장 최초 인체 이식…사흘째 회복중
- ☞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직원 부친 유서 남기고 실종
- ☞ '중국인 폭행치사' 美 노숙자 "한국인에 강도당해" 변명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다시 감방 갈래"…돌멩이로 차량 9대 파손한 40대 구속영장 | 연합뉴스
- '부동산 강사' 남편 살해한 아내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 연합뉴스
- MBN '뉴스7' 김주하 앵커 10년만에 물러난다…특임상무 승진 | 연합뉴스
- 구멍난 팔각정서 경찰관 추락사…관리과실 공무원들 벌금형 구형 | 연합뉴스
- "17세 소녀가 50세男 대리모로 쌍둥이 출산" 폭로에 中 '발칵' | 연합뉴스
- 계엄 수습하다 재판관 임명 안해 탄핵된 한덕수…87일만 복귀 | 연합뉴스
- 의대교수의 복귀 호소 "투쟁은 교수가 하고 학생은 실리 챙길때" | 연합뉴스
- 주말 강남 공원서 마시멜로 굽다 불낸 초등학생들 | 연합뉴스
- 삼립, 크보빵 사흘 만에 100만개 팔려…역대 최단 기록 | 연합뉴스
- 항공기 승무원 좌석에 앉은 미국인, 이동 요구하자 폭행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