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카오페이 임원진 '먹튀' 유감..재발방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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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와 임원들의 주식 대량 매각 파문이 확산일로다.
이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지난해 12월 10일 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을 통해 팔아치웠고, 9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실현했다.
이 가운데 류 대표의 주식은 절반이 넘는 23만주가량 포함됐고, 457억원의 수익을 챙겼다고 한다.
하지만 상장사 임원이 이처럼 많은 주식을 한꺼번에 내다 판 적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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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와 임원들의 주식 대량 매각 파문이 확산일로다.
이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지난해 12월 10일 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을 통해 팔아치웠고, 9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실현했다. 이 가운데 류 대표의 주식은 절반이 넘는 23만주가량 포함됐고, 457억원의 수익을 챙겼다고 한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장사 임원이 이처럼 많은 주식을 한꺼번에 내다 판 적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이 회사가 상장된 게 불과 그 한 달 전이고 때마침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코스피200지수 편입 호재로 한창 상승 추세를 보일 때였다. 류 대표는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설득이 떨어진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류 대표가 사과에 이어 모회사인 카카오 차기 공동 대표 자리도 사퇴했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 노조도 파업 불사를 외치며 류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고, 국회에서도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이 논의될 정도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주가 역시 곤두박질이다. 20만원대를 훨씬 웃돌던 주가는 이후 급전직하해 14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다. 11일 주식시장에서도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주주들뿐 아니라 국민적 충격과 배신감을 주는 것은 이 회사의 주식 공모 방식 때문이다. 신청금액에 비례한 주식 배분이 아닌, 증거금만 내면 누구나 공모주를 받을 수 있는 ‘완전 균등 배정’ 방식이었다. 그 결과, 무려 182만명이 청약을 했고, 이들 모두 최소 1~2주씩은 배정을 받아, 그야말로 ‘국민의 기업’이 됐다. 이에 호응해 기관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 보호예수 물량은 역대 최대 규모였고, 우리사주 조합도 1년간 매각을 중단했다. 그런데 이러한 파격적 공모 방식과 주변의 노력이 결국 일부 임원진 주머니를 채우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최고경영진의 도덕적 책무 등 재무 외적인 요소가 기업 가치 형성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적 변화의 한가운데서 불거졌기에 이번 파문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스톡옵션 행사를 일일이 법으로 제한하는 것 역시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진 스스로가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에 더욱 충실하는 것만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물론 이를 위한 내부 감시 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는 통렬한 자성과 신뢰 회복을 방안을 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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