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번 봐도 재밌다" 영화 덕후 기자가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에그스토리·eggstory 2022. 1. 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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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산업부 변희원 기자
OTT는 많고, 시간은 없다. 남들은 뭘 보고 좋아할까요. 조선일보 ‘왓칭’이 남들의 취향을 공유하는 ‘타인의 취향’을 연재합니다. 조선일보의 ‘영화 덕후’ 변희원 산업부 기자와 OTT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영화 '애니홀' /네이버
대학 시절 하루에 서너편씩 영화를 즐겨보던 ‘영화 덕후’ 변희원 기자의 추천작을 공유합니다.

1)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조선일보 산업부 IT·통신팀 기자입니다. 이전에는 문화부에 있으면서 주로 영화를 담당했고요. 대학 때 하루에 영화를 서너편씩 봤는데, 회사 다니면서 그걸 밥벌이로 하게 될 줄이야...

2) 취재 과정에서 접한 브랜드나 기업 상품을 실제 구매해본 경험이 있나요? 개중 꿀템과 실패템을 하나씩 꼽는다면?

폴라로이드 스냅, 폴라로이드 원, 폴라로이드 SX70...꿀템은 생각이 안나는데 먼지 쌓인 폴라로이드 카메라 여러대가 책장에 처박혀 있는 걸 보니 실패템이 뭔지는 확실히 알겠네요. 미술을 담당했던 시절, 사진작가들의 이야기에 끌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여러대 샀는데 집순이인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변희원 산업부 기자

3) MBTI 성향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INTP(’논리적인 사색가’라고 불리는 성격유형)입니다.

4)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OTT에 돈을 지불하고 계시나요?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프라임, 디즈니플러스에 돈을 내고 있습니다.

5) 가장 기억에 남는 IT 관련 뉴스나 ‘아 이건 영화 찍을 스토리인데’ ‘이건 드라마 감이야’ 느끼셨던 사건이 있었다면?

만약 제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면 예전에 취재했던 보육원 출신의 스타트업 대표 김성민씨의 이야기를 각색하고 싶습니다. 10대 땐 부모를 우연히라도 만나면 복수를 하려고 칼을 품에 안고 다녔던 소년이 지금은 자신과 같은 보육원 출신을 고용하는 회사를 창업한 이야기입니다. 국내 드라마에도 보육원 출신의 주·조연이 많이 등장하는데 제가 들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웠거든요.

‘브라더스 키퍼’가 안양시 한 교회에 설치한 벽면 녹화 앞에서 화분을 내밀고 있는 김성민 대표.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게임 중독에 빠진 아들 둘을 직접 가르쳐 서울대에 보낸 아버지를 만난 적도 있습니다. 이 아버지는 교사나 교수도, 명문대 출신도 아녔습니다. 난독증이 있어 중학교까지만 다니고 평생 막노동을 했는데, 두 아들이 학교를 안 가자 본인이 집에서 교육을 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죠. 까막눈이었던 사람이 수능 과목을 가르칠 정도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한 아들과 아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쏟아부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란 무엇인가, 자식은 또 무엇인가. 하지만 이 두 이야기에 러브라인이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다면 K-드라마로 만들긴 어렵겠죠? 참고로 김성민 대표의 연애·결혼 이야기도 꽤나 감동적입니다.

6) 영화 찍을 만한 IT 업계 관련 인물은요?

마크 저커버그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비탈릭 부테린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천재로 이더리움 창시자(94년생!)입니다. 코인 광풍 속에서도 고고하게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가치를 부르짖고 있는 청년이죠. 부테린과 일론 머스크를 ‘외계인 천재 VS 관종 천재’의 대결 구도로 내세운 영화는 어떨까요.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 /블룸버그

7) 요즘 뜨고 있는 IT 관련 뉴스 중 가장 재밌다거나, 핫하다고 느끼셨던게 있다면?

지난 1년간 메타버스가 가장 많이 나온 IT 관련 뉴스일 겁니다. 2020년에 메타버스 뉴스를 외신으로 접했을 때만 해도 기대가 됐는데, 요즘은 회의가 들기 시작합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이나 ‘매트릭스’처럼 메타버스를 다룬 영화를 생각해보세요. 현실세계가 겉잡을 수 없이 나빠졌을 때 사람들은 가상세계를 포용하고 현실세계를 대체하기 시작합니다. 메타버스가 뜨면 뜰수록 현실세계는 그만큼 살만한 곳에서 멀어지고 있단 얘기죠.

8) 현재 보고 있거나 푹 빠져있는 작품들이 있으세요?

넷플릭스에서 100부작 짜리 삼국지를 보고 있습니다. 갈길이 멀어요.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는 더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을 좋아해서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동안 예전에 본 에피소드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9) 여태껏 보신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중 가장 힙하고 트렌디하다고 느꼈던 작품 3편만 꼽아주세요.

힙하고 트렌디한 작품의 기준이 저마다 다를텐데 저한텐 시간이 지나고 봐도 촌스럽지 않고 재미를 주는 작품입니다. 진짜 힙하고 트렌디한 콘텐츠라면 결국 클래식으로 자리잡게 될테니까요.

1. 우디 앨런의 ‘애니홀’

제가 가장 많이 돌려본 영화입니다. 70년대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데다가 위트가 넘칩니다. 수십 번을 봤는데도 대사 한줄한줄 따라가는 게 매번 즐거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다이앤 키튼의 패션 스타일 역시 빼놓을 수 없죠.

2. AMC의 ‘매드맨’

드라마 '매드맨' /네이버

60년대 미국 뉴욕에 있는 광고제작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남녀노소 불문, 등장인물의 옷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패션은 거들 뿐. 시대와 인물에 대한 집요할 정도로 적나라한 묘사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3. 시트콤 ‘프렌즈’.

제가 매년 시즌 1~10까지 정주행하는 작품입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언제 봐도 편하고 즐겁죠. 90년대 패션이 최근 유행하면서 프렌즈가 레퍼런스로 자주 언급될 정도로 이미 ‘90년대(혹은 X세대)의 클래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시트콤 '프렌즈' /네이버

<추천영상 링크>

삼국지

더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애니홀

매드맨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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