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후원사 보면 경제 알 수 있다 .. 지금은 '금융·건설의 시대'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2022. 1.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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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사진 KLPGA 제공>
박주영. <사진 KLPGA 제공>

지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국내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기업 마케팅이 가장 뜨거운 무대다. 박세리 이후 여자골프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고 KLPGA 무대는 그 골프의 인기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간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 여자골프 선수나 대회 후원사를 보면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업종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여자골프 후원사는 그 시대의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 간 이어지고 있는 KLPGA 투어 마케팅의 흐름은 가히 ‘금융·건설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뛰었으니 건설사가 호황을 누리는 것은 당연하고, 돈이 넘쳐나는 시대이고 보면 금융사가 잘되는 것도 의당 짐작할 수 있는 경제 섭리다. 최근 발표되는 선수나 대회 후원 소식을 보면 2022년에도 금융사와 건설사 간 골프 마케팅 대결이 한바탕 펼쳐질 전망이다.

박현경. <사진 KLPGA 제공>

지난 해 KLPGA 상금 순위 ‘톱10’ 선수를 현재의 후원사 별로 구분해 보면 금융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일단 작년 상금랭킹 1위 박민지가 NH투자증권 소속 선수이고, 상금 2위 임희정은 한국토지신탁, 상금 3위 장하나 BC카드, 그리고 상금 4위 박현경도 한국토지신탁의 후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작년까지 SK네크웍스 소속이던 상금 5위 유해란이 올해 초 KT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게 되면서 작년 상금랭킹 1~5위가 모두 금융권 후원 선수가 됐다. 여기에 상금 6위 이소미도 SBI 저축은행의 후원으로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주 무대를 옮기는 작년 상금 9위 안나린은 메디힐을 메인 스폰서로 하고, KTB금융그룹으로부터는 서브 후원을 받기로 했다. KTB금융그룹은 현 세계랭킹 2위 고진영과도 서브 후원 계약을 맺었다.

박민지 외에 이미림, 이가영, 정윤지 등을 후원하는 NH투자증권은 최근에는 국가대표 출신 김혜승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또 KLPGA 신인상을 받은 송가은은 MG새마을금고 소속 선수다.

이소미. <사진 KLPGA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KLPGA 보다는 LPGA를 적극 공략하는 금융사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호주동포 이민지를 비롯해 재미동포 노예림, 뉴질랜드동포 리디아 고, 그리고 2021 LPGA 신인왕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을 후원하고 있다.

여자골프 후원에 적극적인 KB금융그룹도 박인비와 전인지 두 LPGA 특급스타를 후원하고 있다.

비록 작년 상금 순위 상위권 선수들은 금융권에 몰려 있지만 올해는 건설사 후원을 받는 선수들의 대반격이 예상되고 있다.

일단 작년 2승을 거두면서 대형스타로 자리매김한 상금랭킹 7위 김수지가 기존 소속사였던 동부건설과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올해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동부건설 소속인 조아연과 지한솔 그리고 박주영도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2016년부터 한화큐셀과 계약을 맺어온 KLPGA 통산 5승의 김지현은 새로 창단된 대보건설 골프단에 합류했고 통산 7승의 오지현은 KB금융그룹에서 대방건설로 둥지를 옮겼다. 대방건설은 LPGA 투어에서 뛰는 이정은을 비롯해 최나연, 오수현, 정현주, 현세린 등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 KLPGA 투어는 역대 최대인 ‘대회 수 33개’와 ‘총상금 약 305억 원’ 규모로 치러지는 데 대회 후원 기업에서도 금융사와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사 타이틀 스폰서 대회로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BC카드 · 한경 레이디스컵, KB금융 스타챔피언십,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등이 있고 건설사 대회로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 동부건설 ·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등이 있다. 특히 골프에 대한 애정이 특별한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은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리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을 국내 최고 대회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여자골프 후원에 적극적이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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