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열전]더블지FC 초대 스트로급 챔피언 김소율, "MMA 첫 시합에서 다운시켰다. 정말 재미있었다"

이주상 2022. 1. 11. 08: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소율이 송혜윤에게 암바를 걸며 경기를 끝내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무에타이를 배운지 1년 후에 MMA를 시작했는데, 첫 시합에서 다운시켰다. 실력과 함께 전략의 중요성을 알았다. 정말 재미있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에서 더블지FC 11이 열렸다. 메인이벤트인 더블지 FC 챔피언 김한슬과 AFC 챔피언 고현석의 더블지FC·AFC 라이트급 통합챔피언 타이틀전 외에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경기는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더블지FC 사상 첫 여성 챔피언을 뽑는 타이틀전이었기 때문이었다. 결정전에는 김소율(26·MOB)과 송혜윤(19·코리안탑팀)이 주먹을 맞댔다.

송혜윤은 4연승을 거두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여성 파이터로 시선을 끌고 있었다. 반면 김소율은 2년 만의 복귀전이라 의문부호가 붙었다. 한때 김소율은 최고의 기량을 펼치며 여성 격투기를 평정했다. 게다가 ‘보급형 박신혜’라는 애칭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스러운 용모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뛰어난 실력과 상품성에 매료돼 김소율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격투기 단체인 원챔피언십의 콜을 받았지만, 계약 등 여타 제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2년 동안 공백 상태로 지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아 팬데믹도 한몫을 해 팬들에게는 잊혀가는 스타였다.

전문가들은 송혜윤의 우세를 예상했다. 전적은 비슷했지만 지난 2년 동안의 경험치는 송혜윤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김소율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김소율은 예상과 달리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장점인 타격은 물론 새로운 무기인 그래플링을 장착한 것이 눈에 띄었다. 접근전을 통한 타격에 이어 태클로 이어지는 그래플링은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송혜윤에게 한 번도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은 김소율은 결국 1라운드 1분 15초 만에 암바에 의한 서브미션으로 승리했다.

한국 입식격투기의 대표단체인 MAX FC를 평정한 김소율은 “무에타이를 배운지 1년 후에 MMA를 시작했는데, 첫 시합에서 다운시켰다. 정말 재미있었다”라며 MMA로 진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하나하나 배우는 재미에 격투기에 빠지게 됐다. 타격가에서 웰라운더형 파이터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며 당당히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찬 김소율을 만났다.

- 챔피언이 된 소감은.

개인의 영광보다는 팀과 나의 노력이 결실을 본 걸로 생각한다. 공백 기간이 길었지만, 항상 훈련에 임했다. MMA에서 치른 경기 중 가장 프로페셔널했다. 그 점이 가장 기쁘다.

- 어떤 훈련과 전략으로 임했는지 궁금하다.

스텝과 카운터를 연계하는 공격법을 많이 훈련했다. 상대방이 고개를 빼거나 강하게 펀치를 뻗을 때를 대비한 카운터 연습을 진행했다. 부족한 레슬링도 많이 보완했다.

- 경기를 끝낸 상황은.

펀치가 몸에 꽂히는 느낌이 들면서 송혜윤이 주춤거렸다. 레슬링으로 넘어뜨린 후 하프가드 상황에서 암바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나왔다. 쉬운 상대가 없듯이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오히려 예측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

- 승리가 결정된 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레프리가 서브미션을 선언할 때 관중들이 매우 놀라며 탄성을 질러 나도 놀랐다. (웃음) 암바나 초크는 여성 파이터에게는 드문 공격법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 송혜윤에 대한 평가는.

내가 일방적으로 승리했지만 물러서지 않으려고 했다. 과감하게 공격도 시도했다. 장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김소율이 챔피언 벨트를 차고 기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격투기의 매력은.

설명하기가 어렵다. 배운 기술이 대결에서 먹혀들면 묘한 쾌감과 성취감을 느낀다. 무에타이를 배운지 1년 후에 MMA를 시작했는데, 첫 시합에서 다운시켰다. 실력과 함께 전략의 중요성도 알았다. 정말 재미있었다. (웃음)

- 파이터로서의 강점과 특기는.

순간적인 캐치나 순발력은 부족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는 침착함이다. 포커페이스 같다고 한다.

- 롤모델은.

UFC 스트로급 챔피언이 로즈 나마유나스다. 내 닉네임이 불도저였는데, 나마유나스가 그렇다. 맞아도 전진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남자 선수로는 경량급의 선수들을 좋아한다. 밴텀급과 플라이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 UFC 챔피언인 드미트리우스 존슨과 T.J 딜라쇼 등 타격과 그래플링에 출중한 선수들을 보고 많이 배운다.

- 취미는.

자주 바꾸고 자주 찾는다. 지난해에는 서핑과 스쿠터에 빠졌었다. 올해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웃음)

- 닉네임을 바꿨다고 들었다.

원래는 불도저였는데 최근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곰돌이 푸’의 캐릭터 중의 하나인 ‘티거’로 변경했다. 심리테스트에서 티거라는 별명이 나와서 그렇다. (웃음) 티거처럼 밝고 쾌활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 1차 방어전의 상대를 예측한다면.

한국에서는 여성 선수층이 얇아 해외선수와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 대결을 벌이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누구라도 상관없지만 도전 의식이 생기는 선수였으면 좋겠다. 항상 강해지고 싶기 때문이다. 누구와 싸워도 데미지를 입기 마련이다. 가장 빠르게 강해지는 길은 높은 곳에 시선을 두고 나를 재촉하게 만들어야 한다.
rainbow@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