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우리은행..우대금리 되살린 만큼 가산금리 높여

신호경 2022. 1. 1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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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가산금리 최대 0.53%p 인상..대출금리 인하 효과 사라져
'깜깜이 대출' 우려.."큰 폭의 가산금리 변동은 금리체계 혼란 유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유아 기자 = 은행권이 연초부터 우대금리를 속속 되살리고 있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 우대금리를 부활한 뒤 가산금리도 많게는 0.5%포인트(p) 이상 더 높여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이처럼 내부 정책적 판단에 따라 가산금리를 임의로 갑자기 크게 올리면, 금융소비자들은 시장금리 등 지표금리의 동향만으로는 자신의 대출금리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깜깜이 대출' 시대를 맞게 될 우려가 있다.

은행 대출창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1.5 mjkang@yna.co.kr

우대금리 최대 0.6%p 인상했는데…대출금리는 불과 0.06%p 하락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3일 10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도 0.5%포인트 올렸다.

이번 우대금리 인상은 앞서 작년 말부터 예고됐는데,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축소했던 우대금리를 일부 복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대금리, 달리 말해 거래실적 등 조건에 따라 깎아주는 금리가 최대 0.6%포인트나 부활했으니, 대다수 금융소비자는 대출 금리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실상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주택담보대출인 '우리아파트론(1∼3등급·만기 35년)' 변동금리 상품의 최저 금리는 지난해 12월 31일 3.84%에서 다음 영업일인 올해 1월 3일 3.80%로 불과 0.04%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우리아파트론' 고정금리(혼합형) 상품의 최저 금리도 같은 기간 4.03%에서 3.91%로 0.12%포인트 하락했을 뿐이다.

신용대출 상품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의 최저 금리 하락 폭도 0.06%포인트(3.50→3.44%)에 불과했다.

[표] 우리은행 대출금리 구성과 추이

※ 최저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

※ 우리은행 자료 취합

3일부터 가산금리도 최대 0.53%p 같이 올린 탓

그렇다고 이 기간 각 상품의 지표금리가 뛴 것도 아니다.

작년 말과 이달 3일 사이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의 기준(지표)금리는 1.72%에서 1.73%로, '우리아파트론' 고정금리의 기준금리도 2.24%에서 2.25%로 모두 0.01%포인트씩 오른 게 전부다.

'우리아파트론' 변동금리의 기준인 신규 코픽스는 1.55%로 아예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도 0.5∼0.6%포인트에 이르는 우대금리 확대가 전혀 대출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우리은행이 같은 시점에 거의 우대금리 상승 폭만큼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대출금리 산정 과정에서 은행이 업무·위험 비용 등을 명분으로 지표금리에 덧붙이는 부분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우리아파트론'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2.80%에서 3.26%로 하루 사이 무려 0.46%포인트나 높였다. 같은 상품 고정금리의 가산금리도 2.60%에서 3.07%로 0.47%포인트 올려잡았다.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의 가산금리 역시 작년 12월 31일 1.98%에서 올해 1월 3일 2.51%로 0.53%포인트나 뛰었다.

은행권 "이례적…가산금리 변동 폭 너무 크다"

가산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이상 올린 것은 일단 우리은행 내부에서조차 흔한 일은 아니다.

우리은행은 매월 초에 가산금리를 조정하는데, 앞서 작년 12월 초 '우리아파트론'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는 0.14%포인트(2.66→2.80%) 올랐고, 11월 초에는 0.03%포인트(2.69→2.66%) 오히려 떨어졌다.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의 가산금리는 아예 12월 초나 11월 초, 10월 초 모두 1.98%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우리은행의 이달 초 가산금리 조정 폭(최대 0.53%p)은 더 두드러진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되살렸지만, 3일 이후에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는 작년 12월 말과 같은 3.52%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최저 금리는 3.87%에서 3.57%로 0.3%포인트 낮아졌다. 우대금리 인상이 고스란히 대출 금리 인하로 나타난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이상 올리는 일은 은행권에서 보기 드물다"며 "해당 은행이 우대금리 부활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수요가 몰려 관리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가산금리를 그만큼 크게 올려 대출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은 시장금리, 지표금리가 어느 정도 오르거나 내리면 그것을 기준으로 내 대출금리도 이 정도 인상 또는 인하되겠구나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가산금리의 변동폭이 너무 크면 고객의 금리 예측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금리 산출 체계 자체가 무력화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가산금리 인상은 위험비용(신용 프리미엄+자본비용+유동성 프리미엄)을 반영한 조치"라며 "가산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더 올랐지만, 우대금리 해당 고객은 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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