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탱고처럼..'조선팝' 세계시장에 큰 울림 줄래요"

장병호 2022. 1. 11.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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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
'풍류대장' 우승팀 서도밴드 인터뷰
보컬 서도 외 멤버 다섯 '국악 문외한'
음악 취향도 각양각색인 우리지만
편견없이 '듣기좋은 음악' 만들고 싶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보사노바, 탱고처럼 전통음악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인정받는 게 목표예요. 저희 음악을 ‘조선팝’이라고 정의 내리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시작된 국악 크로스오버 열풍 속에서 생겨난 신조어 ‘조선팝’을 가장 먼저 쓴 팀이 있다. 최근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도밴드다. 2018년 결성된 서도밴드는 2019년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조선팝’으로 소개하며 대중음악과 전통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활동을 펼쳐왔다.

차곡차곡 쌓아온 실력 덕분에 ‘풍류대장’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서도밴드는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풍류대장’ 출연 이후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돼 뿌듯하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지거나 한 것은 없다”며 “스케줄이 좀 더 많아졌을 뿐 지금껏 해온 것처럼 우리만의 음악적 가치를 확립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상’ 우승팀 서도밴드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멤버 김성현, 이환, 서도, 김태주, 연태희, 박진병. (사진=이영훈 기자)
판소리 전공 보컬과 취향 제각각인 멤버들

서도밴드는 보컬인 서도(본명 서재현·26)를 중심으로 건반 김성현(27), 베이스 김태주(32), 퍼커션 박진병(26), 기타 연태희(27), 드럼 이환(25)으로 구성된 6인조 밴드다.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 선후배와 동기들이 모여 팀을 결성했다. 2018년 국악방송 창작국악경연대회 ‘제12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제11회 대한민국 대학국악제’ 대상, KBS 국악신예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국악계에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멤버로는 2020년부터 활동 중이다.

서도는 멤버들 중 유일하게 전통음악을 공부했다. 다섯 살부터 학원을 다니며 판소리를 배웠다. 서도는 “어머니가 음악을 좋아해 인성 교육을 위해 국악 학원에 데려가면서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초등학교 때 우연한 계기로 피아노를 배우며 작곡도 함께 배워 대학에선 실용음악을 전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들은 서도를 만나기 전까지는 국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던 ‘문외한’이었다. 박진병·이환·연태희는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악기 연주 등에 취미를 가지며 음악을 전공하게 됐고, 김태주·김성현은 서도와 마찬가지로 음악학원을 다니며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 멤버들의 음악 취향도 제각각이다. 판소리를 전공한 서도는 팝과 소울, 박진병은 테크노와 하우스 같은 전자음악을 좋아하고, 이환은 힙합·R&B 등 흑인음악, 연태희는 브릿팝과 CCM, 김태주는 크러쉬·아이유 등 한국의 대중음악, 김성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중적인 음악이라면 뭐든지 가리지 않고 듣는다.

각양각색의 음악적 색깔이 모인 만큼 서도밴드의 음악 또한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이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대중음악”이란 의미에서 ‘조선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소개하는 이유다.

“저를 제외한 다섯 멤버는 서도밴드를 같이 하기 전까지는 국악의 ‘ㄱ’ 자도 몰랐어요.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도 국악에 대한 이미지가 이런데 대중은 어떻겠어요. 하지만 음악은 장르와 상관없이 사실 듣기 좋으면 되거든요. 전통음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그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서도밴드로 이어졌어요.” (서도)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상’ 우승팀 서도밴드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풍류대장’ 출연 통해 밴드 결속력도 강해져

2018년부터 쌓아온 음악적 여정은 지난해 6월 첫 EP 앨범 발매로 이어졌다. 5곡의 창작곡을 수록한 앨범 ‘문 : 디스인탱글’(Moon : Disentangle)이다. 특히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뱃노래’는 ‘풍류대장’ 1라운드에서 선보여 첫 출연부터 심사위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1라운드부터 창작곡을 선보이며 밴드의 존재감을 시청자 뇌리에 각인시켰고, 끝내 우승이라는 결실까지 얻게 됐다.

‘풍류대장’ 출연을 통해 멤버들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졌다. 이환은 “매 라운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멤버들끼리 음악적으로 싸우는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서로의 의견을 들으며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했다”며 “심사위원들이 매번 당황스러울 정도로 좋은 평가를 내려줘 밴드로서 열심히 할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서도는 “‘풍류대장’을 통해 밴드 멤버들이 각자 N분의 1의 지분을 갖고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우리 팀은 보컬만 보이는 것이 아니고 멤버 한 명 한 명이 다 보인다는 반응을 얻을 때 특히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풍류대장’ 우승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서도밴드는 보다 더 많은 관객과 만나며 ‘조선팝’의 매력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중요한 건 우리의 음악을 관객에게 전하고, 관객으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에요. 그게 정말 황홀하거든요. ‘조선팝’이라는 우리의 음악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상’ 우승팀 서도밴드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서도밴드는…

△서도(보컬), 김성현(건반), 연태희(기타), 김태주(베이스), 이환(드럼), 박진병(퍼커션) △2018년 결성 △2018년 ‘제12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장려상 △2019년 ‘제11회 대한민국 대학국악제’ 대상 △2019년 KBS 국악신예대상 대상 △2021년 JTBC ‘풍류대장’ 우승 △EP 앨범 ‘Moon : Disentangle’(2021년)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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