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즐라탄, 80개 구단 골문 뚫었다
같은 기록 달성한 호날두 이어 프로 데뷔 23년만에 '대기록'
평소 태권도 발차기로 몸 단련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아프지 않은 데가 없어요. 그래도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오는 한 계속 뛸 거예요.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뭐든 할 겁니다.”
1981년생 스웨덴 출신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AC밀란)는 작년 11월 영국 가디언과 했던 인터뷰대로 새해가 밝자마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9일 밤 베네치아와 벌인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21라운드 원정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 시작 2분 만에 골문을 열었다. 자신보다 열여덟 살 어린 하파엘 레앙(23)이 상대 진영 왼쪽을 파고들면서 골대를 향해 낮고 빠르게 패스하자, 쇄도하던 이브라히모비치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그는 이 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2000년 이후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80개 팀을 상대로 득점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호날두는 불과 열흘 전에 이 기록을 세웠다. ‘노익장’ 이브라히모비치를 앞세운 AC밀란은 베네치아를 3대0으로 누르고 승점48(15승3무3패)로 리그 2위를 달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572골을 넣어 호날두(803골), 리오넬 메시(758골·파리 생제르맹)에 이어 현역 선수 중 득점이 셋째로 많다. 그는 1999년 자국 리그 말뫼에서 데뷔한 이후 23년째 뛰고 있다. 이후 아약스(네덜란드),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AC밀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LA갤럭시(미국) 등 여러 리그를 누볐다. 그는 2020년 1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7년 6개월 만에 AC밀란에 복귀했다. 마흔 직전에 경쟁이 더 치열한 유럽 리그로 복귀한 것이다. 그는 2020-2021시즌 코로나 확진과 무릎 부상 속에서도 리그 19경기에 출전, 15골 2도움으로 팀을 이전 시즌 6위에서 2위로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도 리그에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8골)을 올리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스로를 와인 같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와인이 숙성하는 만큼 자신도 나이가 들수록 축구를 더 잘한다는 뜻이다. 영국 BBC는 과일과 채소 위주 식단과 함께 태권도가 이브라히모비치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17세 때 태권도 유단자가 된 그는 지금도 샌드백을 앞에 두고 여러 종류의 돌려차기를 반복하면서 몸을 단련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종종 올린다. 그가 큰 키(195cm)에도 유연한 동작으로 넣는 ‘애크러배틱’한 골도 태권도 발차기 동작과 닮았다. 소셜미디어에는 플라스틱 물통 끝에 있는 작은 뚜껑을 발로 차는 영상도 있다. 태권도를 할 때처럼 집중하는 게 축구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도 있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매체에 출연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는 AC밀란과의 계약을 연장하고 싶다고 했다. “축구를 안 하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약간 두려워요. 아쉬움이 남지 않는 순간까지 계속 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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