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 100조원 육박.. 다중채무자 비중 66% '위험 수준'

이상환 기자 2022. 1.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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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하는 이모 씨(38)는 지난해 10월 저축은행에서 연 11%대 금리로 3000만 원을 빌렸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대출자 가운데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66%였다.

이미 대출 금리가 많이 오른 가운데 14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해 다중채무자를 비롯한 저축은행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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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대출규제에 2금융권 몰려.. 작년 10월말 현재 95조5783억 기록
이달 사상 처음 100조원 넘어설 듯.. 전문가 "금리 인상기 '뇌관' 될 수도"
서울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하는 이모 씨(38)는 지난해 10월 저축은행에서 연 11%대 금리로 3000만 원을 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게 매출이 급감한 데다 시중은행에선 대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이자가 비싸도 저축은행을 찾았는데 금리가 더 뛴다니 걱정이 많다”고 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저축은행 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 1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자 3명 중 2명은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등이 많이 이용해 금리 인상기에 이들의 대출이 ‘부실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저축은행 대출 100조 원 돌파 초읽기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현재 95조5783억 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7조9108억 원(23.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이 월평균 1조80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에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은 필요한데 은행권 대출 문이 닫히면서 신용도가 낮은 개인이나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을 찾았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들어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본격화하자 저축은행들이 우회로를 찾아 개인사업자 및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은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별다른 조건 없이 1억 원 이하를 빌릴 수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 대출자 3명 중 2명이 금리 인상에 취약한 다중채무자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대출자 가운데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66%였다. 은행권의 다중채무자 비중이 29%인 것과 비교하면 저축은행에 다중채무자가 몰려 있는 셈이다.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하면 저축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78.1%로 더 높다.

이미 대출 금리가 많이 오른 가운데 14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해 다중채무자를 비롯한 저축은행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와 다중채무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 추이에 따라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취약 차주에 대해선 금리 부담을 낮춰주는 등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저축은행에서 예금자 보호 한도 이상을 맡긴 수신액도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예금 잔액은 96조2000억 원으로 전년 말(79조3000억 원)보다 21.31% 증가했다. 이 중 예금액이 5000만 원을 넘어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수신액이 13조2000억 원이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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