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능력주의 함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2022. 1. 1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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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찬스'에 분노하는 2030세대는 '능력주의'를 공정의 원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참에 능력주의가 공정한 원리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공정이라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이란 책을 쓴 마이클 샌델 등이 비판적으로 보는 '능력주의'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진보지식인들이 능력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그것의 원인진단과 처방에 대해 더 깊은 논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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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교수

'부모찬스'에 분노하는 2030세대는 '능력주의'를 공정의 원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참에 능력주의가 공정한 원리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능력주의 함정'(The Meritocracy Trap)이란 책을 쓴 대니얼 마코비츠는 능력주의가 세습 귀족주의에 대항하는 진보적 이데올로기였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태어날 때 신분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원리로 20세기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습 귀족주의에 대항하는 진보적 이데올로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의 경제력과 인적자본의 힘이 자손에게 대물림되고 계급화해 새롭게 신흥귀족을 만들면서 능력주의는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로 전락했다. 저자는 능력주의가 심화하는 원인을 '엘리트 교육'과 '엘리트 중심의 고용'으로 본다. 즉, 과거 귀족이 땅과 재산을 통해 세습됐다면 현대 엘리트들은 자녀에게 제공되는 집중적인 엘리트교육을 통해 계층세습이 된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공정이라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이란 책을 쓴 마이클 샌델 등이 비판적으로 보는 '능력주의'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또 이것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일까. 진보지식인들이 능력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그것의 원인진단과 처방에 대해 더 깊은 논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특히 그들은 능력주의와 연관된 입시경쟁 지상주의, 서울대 지상주의, 전문가엘리트주의 등을 문제점으로 비판하지만 그 원인진단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그 해법 역시 개인 수준의 인성 및 인식개선 등 시민교육으로만 풀려고 하지 관료제도나 선거제도 개선(수평적인 의사소통방식)으로 풀려는 사람은 적다.

능력주의와 연관된 여러 경향은 관료제와 선거제가 존재하는 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관료제나 선거제가 요구하는 전문성교육을 강조할수록 능력주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능력주의는 위계서열의 결과물이다. 능력주의는 일반적으로 사농공상 직분의 차별, 성인군자와 소인배의 차별, 중앙과 지방의 차별, 관존민비의 차별, 남존여비의 차별을 정당화하면서 위계서열의 질서로 시민들의 삶을 지배한다.

그것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 시작은 이성=이상=선=성인=정상, 감정=현실=악=소인=비정상처럼 이분법적 선악구도로 감정을 차별하는 '이성주의'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그 이성주의는 동양사상의 핵심인 '천인합일론'에서 본질적으로 드러난다. 성인군자가 되자는 주장처럼 하늘의 도와 인간의 덕을 하나로 연결해 위계서열을 정당화하는 천인합일의 무한세계관은 '천인분리론'에 따라 '세속적 시민'의 욕망과 자유를 창출한 청교도적 유한세계관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청교도적 세계관은 자유, 개인주의, 시장경제, 민주주의 등을 탄생시킨 영미식 경험론과 도덕감정론에 친화적이다. 따라서 "도덕과 법과 정의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온다"고 보는 애덤 스미스의 주장처럼 '도덕감정론'과 같은 공감과 소통을 강조하는 유한세계관을 수용할 때 이성주의에 따른 능력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감정의 민주화'로 이성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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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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