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외연수보고서]① 보고서 표절률 80%..그대로 베꼈다가 '들통'

엄기숙 2022. 1. 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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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강릉] [앵커]

강원도는 공무원의 국제적인 역량을 높이겠다며 해마다 20명 안팎을 뽑아 해외 연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수가 끝나면, 결과 보고서를 내도록 돼 있는데, 한 공무원의 연수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남의 것을 거의 베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엄기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년 동안 미국연수를 다녀온 강원도청 소속 한 공무원이 제출한 해외연수 결과 보고서입니다.

주제는 강원도 관광 활성화 방안입니다.

불과 2달 전 해양수산부의 공무원이 작성한 연수 보고서와 비교해 봤습니다.

서론의 한 부분입니다.

첫 문장이 "21세기에 진입한 이래" 로 시작합니다.

말의 토씨까지 똑같습니다.

이런 글이 10단락 이상, 3쪽에 걸쳐 이어집니다.

해수부 공무원의 보고서에 '워크숍'을 '워크셥'으로 잘못 썼습니다.

강원도 공무원은 이것까지 그대로 베껴왔습니다.

1년이란 연수기간의 경험이 집약돼 있어야 할 결론.

역시 복사해서 붙인 수준입니다.

결론 석 장 가운데, 다른 부분은 맨 마지막 줄을 비롯해 몇 줄 안됩니다.

이런데도 본문에 출처를 명기한 곳은 단 4곳뿐.

참고문헌은 아예 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표절 보고서 작성 공무원/음성변조 : "논문을 써 본 적이 없어가지고요. 그러다 보니까 경험도 없고, 어떻게 표절되느냐 안 되느냐 이런 걸 잘 몰랐고 그래서…. 제가 잘못했습니다."]

강원도의 조사 결과, 이 보고서의 표절률은 무려 80% 이상.

보통 학술논문이 다른 논문과 15% 이상 비슷하면, 표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이 보고서는 표절이 확실한 겁니다.

[이창우/강원도 총무행정관 : "여력이나 전문성이 없어가지고, 그냥 결과 보고서를 정밀하게 검토를 안 했던 것 같습니다."]

강원도는 이에 따라 해당 공무원에게 줬던 예산의 일부를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보고서 표절 문제로 체재비 환수조치가 이뤄진 건 강원도가 장기해외교육을 도입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환수금액은 두 달치 체제비로 우리돈 500만 원 정도.

하지만, 강원도가 이 직원에게 준 해외연수비는 교육비와 체재비를 합쳐 7,000여 만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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