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여친 가족 살해' 시작은, 공무원이 2만원에 판 집주소

채제우 기자 2022. 1. 1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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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흥신소에 "주소 알아내달라"
구청 공무원, 흥신소에 2년간 1100건 정보 주고 4000만원 받아
한때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 /연합뉴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전 여자 친구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5)에게 피해자 주소를 알려준 흥신소 업자들이 구청 공무원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공무원은 흥신소 업자들에게 피해자의 주소를 제공하는 대가로 2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형사부(부장 이성범)는 10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공무원 A씨와 흥신소 업자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공무원 A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흥신소 업자 2명에게는 뇌물공여 등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피해자 가족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알아낸 뒤 이석준에게 팔아넘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구청 공무원인 A씨는 자신이 가진 차적 조회 권한을 이용해 2020년부터 약 2년간 1101건의 불법 조회를 해 흥신소 업자 B씨 등에게 제공했다. 그 대가로 A씨는 매달 조회 건수를 계산해 흥신소 업자에게 월 200만~300만원, 총 3954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석준이 피해자 정보를 받아보기까지 총 3곳의 흥신소 업자가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석준에게 직접 의뢰를 받은 흥신소 업자가 다른 흥신소 2곳을 거쳐 공무원 A씨로부터 피해자의 정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석준은 50만원을 주고 피해자의 정보를 흥신소 업자에게 의뢰했고, 최초 정보 유출자인 공무원 A씨는 2만원을 받고 정보를 흥신소 업자 B씨에게 넘겼다. B씨는 이석준이 직접 의뢰한 업자와는 다른 사람이다. 해당 공무원은 소셜미디어에서 ‘고액 알바 모집’ 광고를 보고 흥신소 업자와 거래를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석준은 지난달 10일 오후 2시 26분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전 여자 친구 C(21)씨의 집에 찾아가 C씨의 어머니(49)와 동생(13)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C씨의 어머니는 숨졌고, 동생은 중상을 입었다. C씨는 당시 집에 있지 않아 화를 면했다. 이석준은 C씨를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C씨의 부모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석준은 지난달 9일 흥신소 업자를 통해 피해자 집 주소를 건네받았고, 그다음 날 C씨 집 주변에 렌트한 차를 대고 기다리다 흉기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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