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멸공' 때리는 여권에 "정치 운운 말라..난 코리아 디스카운트 당사자"

한기호 2022. 1. 1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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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측의 '#멸공' 게시물 임의 삭제에 항의하며 멸공(滅共·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구호를 거듭해 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일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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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 진로 고민 없다" 정치적 해석 선긋기
"사업가·국민으로 느낀 北 핵·미사일 불안 말해왔다"
'군 면제' 꼬집자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시라?"
"갓끈 어디서 맬지 눈치 갖추라면.." 멸공발언 중단 시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동안 '멸공 발언' 관련 입장문.[정용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스타그램 측의 '#멸공' 게시물 임의 삭제에 항의하며 멸공(滅共·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구호를 거듭해 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일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라고 밝혔다. 일부 여권 인사들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까지 이날 정 부회장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등을 싸잡아 '일베 놀이', '색깔론'으로 정치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나온 입장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글은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지 4시간여 만에 6만명 이상의 '좋아요' 반응을 얻으며 인터넷에서 급속히 확산 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멸공', '공산당이 싫다' 등 언급을 반복해 온 배경이 사업가로서 북한발(發) 군사위협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피해를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한민국 헌법도 전문(前文)에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며 "그런데 쟤들(북한 정권)이 미사일 날리고 핵 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업하면서 얘네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더라. 당해봤나. 어떤 분야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험 할증'이 있는데, 이유가 '전쟁 위험'(한국)과 '지진 위험'(일본) 때문이다. 들어봤나"라며 "내가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는 여권 인사들이 자신이 군 복무 면제 대상자였다고 조롱하며 멸공 발언 중단을 압박하고 나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군대 안 갔다 오고 6·25 안 겪었으면 주둥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함께 "군대 다녀오면 남의 키·몸무게 함부로 막 공개해도 되나. 그것도 사실과 다르게?"라고 지적했다.

'키·몸무게'를 거론한 대목은 앞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이 대입 때 키 178㎝, 체중 79㎏이었는데 몇 년 뒤 신체검사를 받을 때 체중이 104㎏이었고 당시 면제 기준은 103㎏이었다. 면제를 받기 위해서 체중을 불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박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다.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感), 내 갓끈을 어디서 매야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 함양할 것"이라고 밝혀, 멸공 언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신세계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정 부회장이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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