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불타고 있는 '지옥의 문'..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이젠 불 꺼라"
생태계·주민 건강에 악영향.. 천연가스 낭비된다는 지적도
반세기 동안 불길을 뿜어내고 있는 초대형 분화구인 중앙아시아 관광 명소 ‘지옥의 문’(Gateway to Hell)을 앞으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북쪽으로 약 260㎞ 떨어진 카라쿰 사막 한가운데 있는 지옥의 문은 1971년 가스 굴착 중 일어난 붕괴로 생긴 지름 약 60m, 깊이 약 20m의 분화구. 천연가스가 대기 중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불을 붙인 뒤 50년 넘게 불길이 꺼지지 않아 전 세계에서 관광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8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전날 정부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 카라쿰 사막의 지옥의 문을 진화(鎭火)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이 세계적 관광 명소를 포기하며 진화 지시를 내린 건 분화구에서 나오는 불길과 가스가 주변 생태계와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각에선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지옥의 문이 천연가스를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국민 복지를 개선할 수 있는 천연자원을 (지옥의 문 때문에) 계속 잃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리들은 현지 과학자와 해외 전문가에게 해결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이 지옥의 문에 대해 진화를 지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불을 끄고 가스 수출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진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한다. 그는 2018년 지옥의 문이란 섬뜩한 이름 대신 ‘카라쿰의 빛남’(Shining of Karakum)으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지옥의 문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說)이 전해지지만, 1971년 구소련 작업자가 천연가스 채굴을 위해 이곳을 시추하던 중 지면 붕괴로 큰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 투르크멘포털에 따르면, 당시 지질학자들은 천연가스 유출로 인한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 이곳에 일부러 불을 질렀다고 한다. 이들은 몇 주가 지나면 가스가 다 타 없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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