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던 룸메이트는 과거일 뿐..이젠 '잠실벌 1루의 주인' 양보 없다

안승호 기자 입력 2022. 1. 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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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만나는 채은성·양석환

[경향신문]

두산 양석환, LG 채은성
LG에서 함께 호흡하며 성장
양석환은 지난해 두산으로
채은성은 우익수에서 1루수로
같은 포지션 ‘최고’ 놓고 대결

둘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프로야구 LG 타선의 로망이던 우타 중장거리 거포라는 타이틀을 달고 함께 성장했다. 2018년에는 룸메이트로 지내며 한 공간에서 호흡하기도 했다.

채은성(32)과 양석환(31), 이들의 운명이 엇갈린 것은 지난해 시즌 초였다. LG는 FA(자유계약선수) 1루수 오재일(삼성)의 이탈로 1루수가 급해진 두산에 양석환을 내주고 투수 함덕주를 영입했다. 그때만 해도 둘이 2022시즌 잠실 라이벌 두 팀의 1루수로 맞불을 것으로는 상상하지 못했다. 채은성이 LG 우익수로 입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시즌 채은성이 우익수에서 1루수로 자리를 전격적으로 옮기면서 두 팀의 잠실 맞대결에서 1루수 간 승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모두 1루수로 출발한 건 아니었다. 채은성은 포수 자원으로 입단해 내야를 살짝 거친 뒤 외야수로 전향했고, 양석환은 주전 3루수로 몇 시즌을 보내다 1루수를 겸직했다. 둘은 이제 주전 1루수로 맞불을 놓는다.

둘은 LG에서 팀 동료이자 내부 경쟁자였다. 채은성은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2009년 신고선수로 입단해 2014년 1군에 진입해 통산 타율 0.298 84홈런 512타점에 OPS 0.803을 기록하고 있다. 양석환은 동국대 졸업 뒤 프로 입단 이듬해인 2015년 이후 타율 0.265 81홈런 359타점에 OPS 0.755를 올리고 있다.

880경기에서 84홈런을 때린 채은성에 비해 650경기에서 81홈런을 쳐낸 양석환이 홈런 생산력에서 앞서 있지만 전반적인 타격 기록은 채은성이 우세하다. 같은 기댓값으로 성장하던 둘의 운명이 달라진 배경일 수도 있다.

1루수는 내야수 가운데는 수비 비중이 살짝 떨어지는 자리지만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송구의 부담이 덜 할 뿐 왼손타자의 증가로 또 다른 핫코너가 되고 있다.

1루 수비로는 채은성이 후발주자다. 양석환이 LG 시절부터 1·3루 모두에서 고른 기량을 보인 것과 달리 채은성은 1군 첫해인 2014년 1루수로 55타석에 출전한 이후로는 외야수로만 뛰어왔다. 다만 1루수로 수비력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LG의 진단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채은성이 1루수로 수비력이 나쁘지 않았던 데다 간간이 훈련도 해왔다”며 “적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1루수는 내야수 가운데서도 공격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자리다. 두 선수의 비교 평가도 결국에는 타격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두 선수 모두 팀내 타선에서 비중이 높다. 채은성은 좌타 위주의 LG 타선에서 존재감이 크다. LG가 당초 계산과는 달리 외국인타자로 우투좌타 내야수인 리오 루이즈를 영입하며 우타자로서 비중이 더욱 선명해졌다.

양석환 역시 두산 타선에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우타 외야수 박건우가 NC로 떠나면서 현재 팀내에서는 중심타선에 설 만한 유일한 우타 자원이 돼 있다.

KBO리그도 하나의 세상이다. 돌고 도는 운명 속에 잠실 1루수로 맞붙는 둘의 행보가 흥미롭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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