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먹튀' 논란..카카오 대표 내정자 류영준 자진 사퇴
[경향신문]
카카오페이 주식을 대량 매각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사진)가 자진 사퇴했다.
카카오는 10일 차기 대표로 내정된 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이사회는 이날 “최근 크루(임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지난해 11월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동대표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10일 경영진과 함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 방식(블록딜)으로 매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류 대표는 469억원을 현금화했다.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는 카카오페이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9일 20만8500원이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14만원대까지 하락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4일 류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페이 지분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상 계획 등이 포함되지 않은 사과에 비판은 더 커졌다.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 내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사상 첫 쟁의 행위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스톡옵션을 행사한 지 한 달 만에 류 대표는 사퇴했다. 카카오페이는 류 대표의 남은 스톡옵션 48만주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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