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외연수보고서]① 보고서 표절률 80%..그대로 베꼈다가 '들통'

엄기숙 2022. 1. 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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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강원도는 직원의 국제적인 역량을 높이겠다며 해마다 20명 안팎의 공무원을 뽑아 해외 연수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기간도 1년씩이나 교육비는 물론 체재비까지 1명당 수천만 원씩 세금이 투입됩니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연수자는 결과보고서를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허술하기만 한 것으로 KBS의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이 교육을 다녀온 한 공무원이 작성한 연수보고서의 경우, 사실상 남의 것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엄기숙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1년 동안 미국연수를 다녀온 강원도청 소속 한 공무원이 제출한 해외연수 결과 보고서입니다.

주제는 강원도 관광 활성화 방안입니다.

불과 2달 전 해양수산부의 공무원이 작성한 연수 보고서와 비교해 봤습니다.

서론의 한 부분입니다.

첫 문장이 "21세기에 진입한 이래" 로 시작합니다.

말의 토씨까지 똑같습니다.

이런 글이 10단락 이상, 3쪽에 걸쳐 이어집니다.

해수부 공무원의 보고서에 '워크숍'을 '워크셥'으로 잘못 썼습니다.

강원도 공무원은 이것까지 그대로 베껴왔습니다.

1년이란 연수기간의 경험이 집약돼 있어야 할 결론.

역시 복사해서 붙인 수준입니다.

결론 석 장 가운데, 다른 부분은 맨 마지막 줄을 비롯해 몇 줄 안됩니다.

이런데도 본문에 출처를 명기한 곳은 단 4곳뿐.

참고문헌은 아예 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표절 보고서 작성 공무원/음성변조 : "논문을 써 본 적이 없어가지고요. 그러다 보니까 경험도 없고, 어떻게 표절되느냐 안 되느냐 이런 걸 잘 몰랐고 그래서…. 제가 잘 못 했습니다."]

강원도의 조사 결과, 이 보고서의 표절률은 무려 80% 이상.

보통 학술논문이 다른 논문과 15% 이상 비슷하면, 표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이 보고서는 표절이 확실한 겁니다.

[이창우/강원도 총무행정관 : "80% 정도 나왔습니다. 여력이나 전문성이 없어가지고, 그냥 결과 보고서를 정밀하게 검토를 안 했던 것 같습니다."]

강원도는 이에 따라 해당 공무원에게 줬던 예산의 일부를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보고서 표절 문제로 체재비 환수조치가 이뤄진 건 강원도가 장기해외교육을 도입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환수금액은 두 달치 체제비로 우리돈 500만 원 정도.

하지만, 강원도가 이 직원에게 준 해외연수비는 교육비와 체재비를 합쳐 7,000여 만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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