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부 없애야 지방대 살아"..서울대 내부에서 터져나온 서울대 폐지론

문가영 입력 2022. 1.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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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상위권 30~40개 대학 학부 폐지 주장
"지역소멸 막으려면 대학서열 없애야"
수도권 대학 연구중심으로 개편
글로벌 연구경쟁력 강화해야
尹캠프 정책본부에 전달
6월 서울 교육감 출마할 듯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가 10일 호암교수회관 마로니에 홀에서 정책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대]
입시경쟁 과열, 연구 경쟁력 저하, 지방대 소멸 등 교육계가 직면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상위권 30~40개 대학의 학부를 폐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제안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의 교육정상화본부장인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로 해당 제안은 최근 캠프 내 정책본부에 전달됐다.

10일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가 호암교수회관 마로니에 홀에서 '교육 체제의 혁신과 인재혁명'을 주제로 정책발표회를 열고 대학 체제의 이원화를 포함한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조 교수는 "수도권 및 거점국립대학 등 현재 주요 상위권 3~40개 대학의 학부를 폐지해 대학원 연구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주로 지역에 위치한 나머지 대학을 학부 교육 중심 체제로 운영하자"며 "이렇게 되면 자연히 대학서열 구조가 허물어지고, 수도권 대학 학부를 상당 부분 폐지함에 따라 지역 대학과 지방은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고 밝혔다.

주요 대학의 학부를 폐지해 대학 서열화를 해체함과 동시에 해당 대학들을 연구중심 대학으로 개편해 글로벌 연구 경쟁력을 키우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조 교수는 "스카이캐슬로 대변되는 과도한 입시경쟁, 사교육, 공교육 붕괴 등 한국사회 각종 교육 문제의 배경에는 국내 대학의 서열화에 따른 경쟁 체제가 자리하고 있다"며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가 아시아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연구력의 위기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 소멸과 그와 궤를 같이하는 지방의 위기까지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고한 대학서열 제도를 그대로 두고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학부 정원이 줄어드는 대학들은 산업계, 50~60대 은퇴 세대를 대상으로 학위와 자격증 과정을 마련해 국민 평생교육 증진에 기여하고 대학-일자리의 생산적 선순환을 발생시키는 매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부 정원을 유지하는 대학들은 스스로 좋은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과 연계해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학이 지역사회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만큼 젊은 층이 지방으로 흡수되면 지방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대학을 이원화하면 수도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세워진 대학의 서열 구조가 무너지고 대학입시가 서열 경쟁이 아닌 '어떤 학부와 전공을 결정할 것인가'하는 선택의 문제로 바뀐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수도권 상위 대학은 전문 연구와 학문의 길을 위한 통로의 역할을 주로 수행하게 될 것이고, 그 외의 대학들이 각 대학의 특성과 다양성을 살려 직업·진로 선택의 장이 되리라는 것이다.

그는 "대학 서열화 문제가 없어지면 외고, 자사고 등 특성화고도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추구할 수 있도록 교육서비스의 다양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존치 논란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고등학교도 진로 탐색을 위한 과정으로 두어 연한을 3년에서 2년으로 축소할 수 있는 기반도 생긴다"고 부연했다.

한편 조영달 교수는 오는 6월 예정된 서울교육감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수는 이날 "서울 교육에 있어서 제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영 내 단일화 후보로 선출되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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