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 정치 운운 말라"

김기환 2022. 1. 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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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하지 말라”.

잇단 ‘멸공’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일 자신의 언급을 둘러싼 논란에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최근 ‘멸공’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자, 자신의 ‘멸공’ 게시물이 정치와 관계 없음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 이라면서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머라(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사업하면서 북한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는 일을 당해봤냐” 고 반문하면서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면서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군복무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을 두고는 “군대 안 갔다 오고 6·25 안 겪었으면 ‘주동이’(입을 속되게 이르는 주둥이의 오기)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군복무 면제를 둘러싸고 자신의 과거 키와 몸무게가 공개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 이라면서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내 갓끈을 어디서 매야 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함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을 두고 앞으로는 논란이 되는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정 부회장은 이날도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과 함께 사촌 동생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사진 등 여러 글을 올렸으나 멸공 해시태그가 올라온 글은 없었다.

대신 ‘코로나 박멸’이라는 의미로 ‘멸코’라는 해시태그를 썼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신문 기사와 함께 ‘멸공’ 해시태그를 담은 글을 올렸다.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멸공 태그가 붙은 게시물을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삭제했고, 정 부회장은 이에 항의하며 멸공을 붙인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를 두고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은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 다음 날 윤석열 후보는 정 부회장이 운영하는 이마트를 찾아 달걀과 파, 멸치, 콩을 사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뜻하는 듯한 ‘달파’와 멸공을 뜻하는 듯한 멸치, 콩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윤 후보는 “그냥 필요한 물건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 ‘멸공 공방’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이날 트위터에는 ‘불매운동’과 ‘스타벅스’ 키워드가 나란히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불매운동 관련 트윗은 3000여개, 스타벅스 관련 게시물은 1만3000여개 수준이다.

이들 게시물 상당수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다. 일부는 이마트 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이나 스타벅스 카드 잔액 환불, SSG닷컴회원 탈퇴 등의 이미지를 올리며 불매 운동 동참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면서 5.34% 하락 마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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