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처벌대상 확대.. 유통업계 "리스크 없애자"

김수연 2022. 1. 1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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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처벌대상 소비재 제품 포함
마트·이커머스 등 대책마련 분주
지난 5일 오후 11시46분쯤 화재가 난 경기도 평택시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대응 준비로 분주하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의 처벌 대상에 일반 소비재 제품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정부 해석에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대형로펌 컨설팅, 전담조직 신설·격상 등 잠재 리스크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특성 상 생산물이 워낙 다양하고, 인력 이동도 잦은 편이다. 여기에 물류센터·PB(자체브랜드) 상품군도 확대 중이라 해당 규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환경부의 해당 법 해설서에 따르면 먹는 샘물 등 인체 유해성 미포함 생산물이더라도 설계·제조·관리에 있어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결함이 발생하면 이 법의 적용 대상인 원료, 제조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의 컨설팅을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중대재해법에서 요구하는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받았고 이에 따라 백화점·마트·슈퍼 등 각 사업부별로 중대재해법 관련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두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원부문 밑에 뒀던 안전관리팀을 지난해 6월 대표 직속의 안전관리부문으로 승격시켰다"며 "중대재해 발생 위험 요인을 식별, 예방, 개선하기 위한 업무 체계와 관련 규정들을 정비하고 안전보건 인력과 필요한 예산을 운용하기 위한 사업부로 대표 직속 전담조직을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구체적인 대응안을 마련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 본사 '안전팀'을 임원급 조직인 '안전보건담당'으로 격상시킨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안전 관련 전문 인력 보강과 내부 교육 등을 통해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외부 안전 전문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안전 사고 예방 활동에 초점을 두고 대응안을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기존 안전관리팀과 품질관리팀을 합쳐 '안전품질담당' 부서를 신설하며 임원급 조직으로 격상했다. 또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운영사로 물류센터를 확장 중인 SSG닷컴도 작년 말 ESG 담당(임원급 조직 명칭)을 새롭게 구성해, 따로 흩어져있던 '품질관리팀'과 '안전관리팀' 등 관련 조직을 산하에 두고 총괄하게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 안전관리자 직무 인원을 신규 채용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직접 고용이 필요한 8개 점포에 선제적으로 배치했다.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해 6월 안전관리 총괄 담당 임원을 등기이사로 선임한 쿠팡의 경우 전문가를 영입했다. 2020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 출신인 유인종 부사장을 영입해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등 배송 인프라 안전관리를 맡겼고, 안전보건감사 담당으로 박대식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을 전무로 영입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출신인 이영상 부사장을 법무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기업 형사, 공정거래, 환경, 안전 등 ESG 관련 법률 전문가다.

쿠팡은 전국 100여개,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최대 규모의 물류거점(물류센터와 쿠팡캠프)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더욱 촘촘한 안전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평택 물류센터 화재로 가슴을 쓸어내린 마켓컬리의 경우, 작년 12월 해당 법 관련 업무를 담당할 안전보건환경팀을 신설했고, 현재 이 팀에서 식품 이슈 등 법 적용 대상이 되는 사안·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팀을 총괄하는 리더급 인재로 안전부문 전문가가 영입됐고, 기존 안전 관련 업무 담당자들이 이 팀으로 재배치된 상태다.

이 밖에 G마켓은 '안전보건 관리 전담 조직' 신설을 준비 중이다. 경영지원본부 내에 둘 예정이며 현재 신설팀 이름이 확정되기 직전 단계에 있다.

G마켓 관계자는 "본사와 물류센터 등 사업장 내 안전환경을 조성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등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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