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전문 배우'서 월드스타로.. 깐부 오영수, 77세 나이로 전세계 '각인'

김유림 기자 2022. 1. 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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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가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 힐즈 비버리 힐튼 호텔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 세션'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오영수. /사진=뉴스1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입니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서 001번 참가자 오일남 역 일명 '깐부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과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놓고 경쟁했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그는 수상에 성공했다. 

앞서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TV부문 여우조연상('그레이 아나토미')과 여우주연상('킬링 이브')을, 아콰피나가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더 페어웰')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나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0년 '기생충', 지난해 '미나리'가 각각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지만 연기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가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은 수상이 불발됐다. 하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도 한국 영화·드라마 초유의 기록이다. 만 77세의 나이에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쥔 오영수는 수상 후 넷플릭스를 통해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며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는 영어 대사가 절반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작품상과 배우상 후보에서 배제돼 골든글로브는 인종차별 논란에 기름을 부은 바 있다. 백인 위주의 HFPA 회원 구성, 성차별 논란,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따른 부정부패 의혹 속에 급기야 올해는 콘텐츠 제작사와 홍보 에이전시 등 100여 곳이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했다. 매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생중계했던 NBC도 올해는 중계하지 않았다. 수상자 발표는 주최 측이 온라인을 통해 텍스트로만 전했다. 시상자도 관객도 없는 무중계로 전락한 골든글로브 시상식서 오영수 배우의 수상은 분명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 /사진=MBC 제공
지난 1963년 친구를 따라 극단 광장 단원에 들어가면서 연기인생을 시작한 오영수는 1979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1994년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2000년 한국연극협회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에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오영수는 지난 7월 시작한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았다. 같은 역에 캐스팅된 배우 신구(85)는 오영수를 "뒤에서 연극을 받치며 조용히 자기 몫을 해내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주요 활동 무대는 연극이다. 하지만 다수의 영화, 드라마에도 출연한 그는 특히 스님 역을 자주 맡아 '스님 전문 배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9년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는 월천대사,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에서는 노스님, 2015년 이동통신사 광고에서는 설현과 함께 나룻배에 탄 스님 등으로 출연했다.

'오징어 게임' 흥행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서 모델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중요한 비중을 지닌 '깐부'라는 대사를 이용해 광고를 찍는 것은 작품 의미를 훼손한다며 완곡히 거절한 일화가 알려지기도 했다. 

이밖에 오영수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한테 이겼다. 모두가 승자"라며 "진정한 승자라고 한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승자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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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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