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는 이재명·윤석열..'생활 밀착 공약' 승부수

하혜빈 기자 2022. 1. 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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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주말 동안 서울 곳곳을 다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중단했던 매타버스를 재개한 건데, 이동 수단이 차가 아니라 지하철이었습니다. 공약도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체감하기 쉬운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분위기인데요. 관련 내용 하혜빈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매타버스, 이제부턴 매주 타는 민생 버스가 아닙니다. 코로나로 잠시 중단했다가 시즌2로 돌아오면서 컨셉을 바꾸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7일) : 걸어서 민심 속으로. 별로 반응이 없군요. 매타버스. 메트로와 타박타박 그리고 버스, 3개 줄인 건데. 호응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메트로, 그러니까 지하철을 타고, 걸어다니면서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건데요. 실제로 지난 주말 이 후보가 지하철을 타고 서울 곳곳을 다녔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이른바 '출근길 지옥철'을 탔죠. 여야 후보가 앞다투어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몰리면 코로나 감염 위험도 있고, 시민들을 가까이서 만나기도 어렵다면서 극히 일부의 수행 관계자만 대동해 지하철을 탔습니다. 어떤 역에서 타는지도 철저히 비밀에 부치다 깜짝 셀프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이렇게 돌아온 매타버스, 왜 서울에서 시작했냐. 이 후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7일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서울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될 필수 고지다. 그렇죠. 서울에서 이기지 않고 대선에서 이긴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근데 서울이 지금 상황이 안 좋아요. 매우 힘듭니다.]

민주당은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아픈 과거가 있죠. 이번엔 서울에서 꼭 이겨 궁극적으로 대선까지 승리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각오로 지하철을 탄 이 후보, 시민들과 소소한 대화를 하면서 셀카도 찍었습니다.

내내 화제가 된 탈모 관련 공약도 틈틈이 어필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혹시 부군이 탈모? (네 네.) 탈모제를 보험으로 처리하면 약 값이 확 떨어져요. 재정 부담도 거의 안 되고. 대개 한 7~800억 정도 들 거라고 하던데. 근데 이게 해당자가 천만명이나 된다면서요. ]

그동안 대부분 전용 차량을 타고 이동했었던 이 후보. 지하철 타려니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의자 자리가 생겼는데 내릴 때가 됐네. 난 왜 비었나 했더니 치명적인 실수를. 우린 이런 데 한번 걸리면 큰일 나요. 사진 찍히면 노약자석도 모르더라고. 임산부석도 모르더라 해가지고. 1면에, 신문 1면에. 아이고 누가 내린 줄 알았지.]

이렇게 두 후보가 힘들게, 굳이! 대중교통을 타는 건, 답답한 '꼰대' 이미지를 탈피해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겠죠. 실제로 선대위에서도 국민들이 후보를 가깝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먼저 이 후보, 직접 국민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받는다면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진짜 이재명이 다 보고 있다'면서 생색도 냈습니다.

윤석열 후보, 질 수 없다면서 '심쿵 공약' 공개했습니다. 모바일 기기로 보기 좋은 1분 내외 짧은 공약 소개 영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은 답답한 느낌 없는 시원한 공약,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두 후보 모두 친근하게 다가가겠다! 선언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언제 실현될지 모를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지금 바로 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 밀착형이 대세입니다. 먼저 이 후보. 오늘로 이른바 소확행 공약을 44번째로 공개했는데요. 몇 년 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자처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빚을 남기고 사망한 경우 우리 민법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거나 상속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만 빚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해야만 가능하다는 건데요. 이렇다 보니 빚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제때 신청하지 못해 파산한 미성년자가 많아졌습니다.

그럼 윤 후보는요? 시민의 발! 지하철 정기권을 들고 나왔습니다.

생활 밀착형 공약을 약속하는 친근한 대통령 후보라면, 소위 '요즘 애들'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겠죠. 이 후보, 지지세가 약한 2030 청년 세대의 마음을 얻겠다며 연일 청년들과 간담회에 나섰습니다. 배달 알바를 뛰는 청년 세대와 나란히 앉아 반상회를 열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오늘은 사실 이제 배달, 이런 알바하는 MZ세대들의 어떤 점이 어려운지. 또, 미래 전망은 어떤지 얘기 좀 나눠볼게요. 이 중에 각자 어떤 알바를 하는지 혹시 뭐 어떤 것들이 개선되면 좋을지 어려움은 어떤 게 있는지…]

이 후보로선 꽤 아플 법한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국회의원은 56세까지만 하는 걸로. 왜 그러냐면은…) 왜 56세예요 근데. 난 지나버렸는데.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인데요. 센스와 트렌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어차피 나이를 먹어가겠지만,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면 밑에 세대를 아예 이해를 못 하는 상황이 오잖아요.) 그건 맞아요.]

사실 청년과 정치인의 만남, 2030 입장에선 뻔하고 식상하죠. 이 후보, 단순히 표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저성장, 양극화 같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청년들의 어려움으로 표출됐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앞서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하겠다고 했다가 스피커폰으로만 등장해 논란이 되었던 윤 후보와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후보의 '나는 윤석열과 다르다'는 노선! 청년문제 뿐 아니라 경제에도 능통한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도 부각시켜 왔죠.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던 비전, 바로 '공정 성장' 인데요. 국력 세계 5위,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 5천 시대, 이른바 '5, 5, 5 공약'을 발표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4일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코로나19, 저성장·양극화, 기후 위기, 글로벌 패권 경쟁 같은 안팎으로 직면한 4대 위기를 당당하게 극복하고 국민 대도약 시대를 열어내겠습니다. 종합 국력 세계 5위(G5)를 목표로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향해서 나아가겠습니다.]

이 후보가 내일 구체적인 로드맵을 낸다고 합니다. SNS에서 스치듯 한 번쯤 봤을 법한, 있어 보이는 바로 그 강연. 테드 형식을 빌린다고 하는데요. 테크놀로지의 T, 엔터테인먼트의 E, 디자인의 D를 따서, 연사가 청중에게 아이디어나 경험을 수평적으로 공유하는 형식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사람도 들였습니다. 오늘 새롭게 3명의 인재가 합류했는데요, 모두 경제, 산업 분야 종사자였습니다.

'여가부폐지' 공약한 윤 후보. 젠더 갈등을 부추겼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죠. 이 후보, 놓칠 수 없겠죠. 오늘 '일하는 여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여성 고용안정 지원' 콘텐츠를 앞세운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소위 '이대남, 이대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 여성들을 위한 스타트업이다 보니까 여성이 좀 많은 것 같아요. 그랬더니 혹시 또 편들러 가는 것 아니냐 또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 있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20대를 쪼개서 이대남만 공략한다, 이렇게 접근하는 선거 운동 방식은 사실 저는 대선에서 처음 보는 그런 양상인데 과연 바람직할까, 효과가 있을까? 이런 회의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젠더 갈등 이슈로 닫힌 2030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민생도 좋고 복지도 좋지만 나랏돈을 너무 쓰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 하기야 모든 것 빚 내서 하자는 사람들이니, 텅 빈 나라 곳간이나 청년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무슨 관심이 있겠습니까. 이런 것이 바로 임기 동안 해 먹고 튀면 그만이라는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모습입니다.]

친근한 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놓겠다면서 기꺼이 민심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대통령 후보. 과연 민심도 그만큼 가까이 다가올 수 있을까요?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 후보와 만난 청년의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위대한/국민반상회 참가자 (어제) : 저희 아버지 세대 분들은 기회가 엄청 많았고 7, 8, 90년대 대한민국의 엄청난 경제발전을 다 혜택을 받으시면서 가정을 이루시고 다 하셨잖아요. 근데 저희 세대는 그러지 못한 세대잖아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가지신 것 조금만 내려 주시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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