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울릴 '창작오페라'.. 1년 내내 축제의 장 열린다
대구·광주 등 지역 곳곳서 무대 열려
60주년 국립오페라단, 특별무대 준비
■한국 색채 더해진 창작오페라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오페라 무대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한국 창작오페라다. 먼저 오는 22일과 23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서울오페라앙상블(예술감독 장수동)의 창작오페라 '장총'이 초연된다. 차범석희곡상에 빛나는 젊은 극작가 김은성의 대본에 신예 작곡가 안효영이 곡을 붙인 이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1 공연예술창작산실' 오페라 부문 올해의 신작에 선정됐다.
'장총'은 악기가 되기를 꿈꾸다가 무기가 되어버린 백두산 압록강 졸참나무를 의인화했다. 작품 속 나무는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이 있던 인천 조병창에서 일본군 소총이 되어 독립군과 중국 팔로군 손에 들어갔다가 해방 후 미군정에 압수된 뒤 6·25전쟁 땐 국군, 인민군, 학도병, 빨치산의 '장총'이 된다. 나무의 기구한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방 전후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들여다볼 수 있다.
29일에는 경기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가 공연된다. 2019년 초연된 '검은 리코더'는 '노인 고독사'를 주제로 다룬 작품으로 속을 파내 비워내야 소리를 내는 리코더의 모습을 현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부모들의 모습에 비유해 제목을 붙였다. 여러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 다섯 영혼이 저승으로 향하는 나룻배를 타고 유랑하는 과정에서 생전의 기억들을 반추한다.
국립오페라단도 3월에 장일남의 창작오페라 '왕자, 호동'으로 가세한다. 이 작품은 국립오페라단이 지난 1962년 창단 기념으로 제작했던 작품으로 올해 6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린다. 고구려의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져 적들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는 신물인 자명고를 찢어버리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친숙한 선율과 아름다운 우리말 가사에 담아낸 수작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9월 진행할 예정인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윤이상의 창작오페라 '심청'을 올린다. '심청'은 지난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개막에 맞춰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내년 독일 만하임국립극장 공연을 앞두고 있다.
■같은 작품 다른 무대, 비교하며 보는 공연
올해는 그간 관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스테디셀러 작품들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상연된다는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라 보엠'은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세 차례 공연된다. 오는 5월 베세토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 공연을 계획 중이고, 12월 초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에서, 12월 말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화려한 무대를 자랑하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도 서로 다른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오는 14~15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선 오르페우스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를 만날 수 있고, 연말에는 솔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는 '라 트라비아타'를 만날 수 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은 영남과 호남에서 라이벌전처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먼저 4월에 '마술피리'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문화예술의전당에서 잇달아 공연되고, '헨젤과 그레텔'은 대구오페라하우스(7월)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9월)에서 연이어 선보인다.
■1년 내내 이어지는 오페라 축제들
크고 작은 오페라 축제들도 일년 내내 이어진다. 1분기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다양한 축제와 시상식을 준비했다. 오는 2월 9일부터 13일까지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을 펼친 뒤, 3월에는 '오페라 어워즈'를 열어 대한민국 오페라 발전을 위해 헌신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 시상할 계획이다. 오페라 어워즈 기간 전후로는 기념공연과 컨퍼런스도 예정돼 있다.
2분기에는 축제의 판이 예술의전당으로 옮겨간다. 4월부터 제20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가 열리고, 이후 제13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하반기엔 '오페라의 도시' 대구에서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면서 오페라 마니아들을 맞이한다. 올해 축제에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들과의 오페라 교류가 처음으로 진행되는데, 독일 만하임의 만하임국립극장이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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