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명품소파, 월 9만원에 들여가세요"..10만명 몰렸다는 이 앱의 정체

양연호 2022. 1. 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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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 신화 김홍규 대표
가구판매 플랫폼 '로마드' 론칭
초고가 이탈리아 명품 소파 등
최장 60개월 파격 분납서비스
출시 2년만에 다운로드 10만건
"갖고 싶은 것 지금 당장 가져라"
저축 대신 소유의 타이밍 강조
"한 달에 커피 한두 잔 값만 아껴도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최고급 명품 가구를 소유할 수 있다. 되도록 적은 부담으로 당장 내가 원하는 걸 향유하는 게 합리적 소비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고가의 고급 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것은 한 번에 목돈이 나가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지출 부담을 확 낮춰 당장 소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서비스가 나왔다. 프리미엄 가구 큐레이션 분납 플랫폼 '로마드'가 주인공이다.

이 서비스를 출시한 김홍규 리체 대표(47)는 국내 최초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로 스포츠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국내 게임 업계 1.5세대인 그가 2년 전 돌연 게임 업계를 박차고 나와 프리미엄 가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김 대표는 '소유의 타이밍'을 거듭 강조했다. 미래로 미뤄둔 행복을 현재로 당겨 지금 당장 누리는 것이 새로운 소비이자 삶의 패턴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는 "결국은 언제 소유할 수 있느냐가 행복을 좌우한다"며 "오늘을 희생해가며 열심히 일해서 나중에 한 번에 목돈을 쓰는 게 아니고 당장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드는 국내 최초로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시장에 선구매 후 결제(BNPL·Buy Now Pay Later) 모델을 도입했다. 고가의 디자인 가구를 원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대상으로 12개월에서 60개월로 나누어 낼 수 있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500만원짜리 명품가구를 해외 직구로 400만원에 사면 100만원을 아낄 수 있지만 어쨌든 400만원이라는 목돈이 한 순간에 나가야 한다"며 "그런데 500만원짜리를 60개월 분납하면 한 달에 8만9000원만 내면 된다. 500만원짜리 제품이지만 당장 지출하는 비용은 9만원밖에 안 되고 나머지 491만원은 다른 데 융통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은 최소한의 비용만 투입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소비 여력을 다른 생산적인 분야에 투자하는 게 더 합리적인 소비에 가깝다는 얘기다.

로마드가 취급하는 제품들은 가격이 부담돼 선뜻 사기는 어렵지만 막상 사면 만족도가 높은 아이템들로 구성됐다. 세계 3대 소파 브랜드인 칼리아이탈리아, 세계적 조명 브랜드 폰타나아르테·아르테미데,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제네바 등은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전까지는 구매력이 높은 이들만으로 시장 참여자가 제한됐지만 진입 문턱을 확 낮춰 신규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출시 2년도 채 안 돼 누적 다운로드는 벌써 10만건을 넘어섰다.

해외 직구 사이트에 비해 로마드가 지닌 경쟁력은 배송 기간에 있다. 직구의 경우 주문하면 그때부터 해외에서 배송이 시작되기 때문에 받을 때까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까지도 기다려야 한다. 로마드가 판매하는 가구들은 모두 공식 딜러들을 통해 이미 수입돼 국내에 재고가 존재하는 제품들이라 원하는 시기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또 로마드는 여타 BNPL 수익 모델과는 다르게 소비자 부담인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한 모델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로마드를 고객 맞춤형 공간 디자인 제안과 인테리어 추천 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드는 인테리어 비용을 분납해 주면 월 100만원 수준까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그는 "인테리어 수요 대부분은 자가를 소유한 사람들이라 집이 담보된 상태라는 점에서 신용이 부실화할 확률도 낮다"며 "인테리어를 분납해 주며 로마드 제품을 적재적소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종합 인테리어 분납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금융 솔루션과 커머스를 고도화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도 현지에서 공급사만 정해지면 곧바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도 300억원으로 크게 잡았다. 김 대표는 "하이엔드의 소비 저변을 넓히고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줄일 경우 시장 규모는 10배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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