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한해였다" 중2까지 취미였던 야구, KS 무대에 서기까지 [오!쎈 인터뷰]

이후광 2022. 1. 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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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취미로 했던 사나이는 어떻게 프로 지명을 받았고,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을 수 있었을까.

최승용(21)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가 발굴한 좌완 유망주다. 소래고를 나와 2021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맨이 된 그는 첫해 15경기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3.93을 남긴 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해 7경기라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0(1⅔이닝 무실점)의 강심장을 선보이며 향후 두산을 이끌 좌완투수로 주목받았다.

최승용은 최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말 꿈같은 한해였다. 솔직히 시즌 초반만 해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기회를 많이 주셨다. TV에서 보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데뷔 시즌 소감을 전했다.

최승용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말에 취미로 야구를 하다가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한 드문 케이스다. 그럼에도 고교 시절 유연한 투구폼과 함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고, 제74회 황금사자기에서 소래고가 우승후보 야탑고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엘리트 전문야구가 아니어도 프로 상위 지명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클럽야구 선수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승용은 “입단 전에는 2라운드 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2군에서 와서도 성장했다”며 “백차승 코치님께서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셨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2군 첫 경기서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다. 코치님이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입단 초창기를 되돌아봤다.

최승용은 2군 생활을 거쳐 지난해 9월 2일 인천 SSG전에서 감격의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한유섬에게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지만 김태형 감독은 “신인이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졌다”고 칭찬했다. 이에 힘입어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최승용은 “1군에서 자꾸 던지다보니까 긴장을 해서 좋을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마음을 먹고 던지는 게 훨씬 결과가 좋았다. 마운드에서 편하게 생각하며 공을 던졌다”고 생존 비결을 전했다.

두산 최승용 / OSEN DB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는 10월 10일 창원 NC전이었다. 최승용은 당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유희관의 뒤를 이어 3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인생투를 펼쳤다. 비록 팀은 1-5로 패했지만 최승용은 이 경기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최승용은 “NC전에서 유희관 선배님 뒤에 나온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점수 차는 있었지만 3이닝 무실점이라는 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며 “그밖에 한국시리즈에서 강백호(KT) 선배를 삼진 잡은 것도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최승용은 “솔직히 내 실력이 가을야구에 갈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주셨다. 감사하다”며 “확실히 가을이 되니까 형들의 집중력이 달라졌다. 미라클을 직접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향후 최승용을 선발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귀중한 경험을 발판 삼아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선발 수업을 받을 전망이다.

최승용은 “2군 코치님들이 선발이 목표라면 직구, 커브,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을 던지는 게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금 체인지업을 익히고 있다”면서도 “딱히 보직을 가릴 처지는 아니다. 어느 보직이든 알맞게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에 만족하지 않고 선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 발전하고 노력할 것이다. 어떤 보직이든 올해는 50~60이닝을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목표를 덧붙였다.

최승용은 끝으로 현재 자신처럼 취미로 야구를 시작한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중학교 때 시작을 하면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다르게 보면 팔을 그만큼 아낀 것이다. 배운 것도 별로 없으니 흰 도화지 상태로 야구를 할 수 있다”며 “나 또한 코치님 말씀을 그대로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 늦게 시작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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