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구애에 '멸공' 논란까지..과감해진 윤석열의 득실은
원 본부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내부에서 논란이 많았는데 후보가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후보가 설명해주지 않는 한 다른 모든 건 추측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슬림형 선거대책본부'의 산물로 평가된다. 장예찬 선대본 청년본부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갑자기 하루아침에 정해진 것은 아니고 경선 때부터 논의가 있었다"며 "30대 참모들의 아이디어가 훨씬 더 간결해진 소통구조를 통해 보고된 결과"라고 밝혔다.
출범 20년을 맞은 여가부는 타 부처와의 기능 중복과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 등으로 폐지론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최근 들어 젠더갈등을 해결하기보다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지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하태경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각각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 젠더갈등해소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란 구호를 외쳤을 뿐 폐지의 이유나 그 대안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튿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입장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이다. 더는 좀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이 남녀 갈라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뭐든 국가와 사회를 위한 일"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의 이같은 행보에 다급함이 묻어난다고 해석한다.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의 핵심 요인이 2030 세대의 이탈이며, 지지율 회복을 위해선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더이상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런 액션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선거 국면에서 캠페인의 일환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탈진보' 인사인 권경애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99%가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1%에 합의하면 다 함께 하자는 말 속에 가려져 있던 윤 후보의 원래 본모습이 며칠 사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며 "스윙보터 중도층의 마음을 사려고 얼마나 어색하고 불편했겠는가. 6070의 극렬 반공보수와 2030 극렬 안티페미의 전혀 이질적인 세대와 이해관계를 묶을 교집합의 구호를 정확히 짚어낸 윤 후보는 매우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또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전체 공무원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는 "모든 공무원들은 월급과 수당을 합쳐 최저 임금 이상을 다 받고 있다"며 "우리 병사들도 젊은 시기에 자신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 국방 의무를 다 하고 있는 것이고 국가에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것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중한 안보 현실을 감안했을 때도 우리가 청년들에게 사회 다른 영역에서와 똑같은 최저 임금 보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나라 여러 현실에 비춰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최근 정책 행보가 2030 남성에 편중됐다는 지적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남성이니 여성이니 분류하는 것 자체가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그런 시각을 자꾸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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