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빠른 오미크론, 10% 넘었다..당국 "1월 중 우세종 전망"
[경향신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비율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우세종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이달 말 정도엔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주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가 7주 만에 ‘매우 높음’에서 ‘중간’으로 두 단계 하향 조정되는 등 전반적인 방역지표는 개선되고 있어, 정부는 이번 주에 사적모임 인원 4인 제한과 식당·카페 오후 9시 영업종료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통계를 보면, 1월 첫째주 국내 감염 사례에서 오미크론 검출률은 12.5%로 나타나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12월 다섯째주 검출률 4,0%에 비해 한 주 만에 3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2351명으로 전주 대비 1033명이 늘었다. 지난 12월1일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지 38일 만이다. 델타 변이가 같은 규모로 확산되는 데 걸린 시간은 88일로, 오미크론이 약 50여일 빠른 셈이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오미크론 확진자 비중도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12월 다섯째주 69.5%에서 1월 첫째주 88.1%로 급증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감염자 비율이 95%를 넘어선 상태로, 이 추세를 빠르게 뒤쫓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현재 방역당국의 예측으로는 1월 말 정도에는 우세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비 방역체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게 될 설 연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최근에 여러 방역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어도, 순식간에 닥쳐올 오미크론의 파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일단 오미크론 유행 시 확진자·검사자 폭증에 대비해 진단검사 우선순위를 마련하고, 자가검사(신속항원검사) 적용 범위를 넓히는 등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이상원 단장은 “감염 시 중증으로 이환될 우려가 있는 고령자·기저질환자와, 감염 우려가 높은 밀접접촉자와 집단감염 영향이 큰 요양시설 근무자 등을 중심으로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우선순위로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또 현재 하루 가능한 PCR 검사량을 75만건에서 85만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PCR 검사를 시급하게 받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되는 대상자들은 지역 의료기관에서 진료나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수를 제외한 전반적인 방역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방대본은 1월 첫째 주 코로나19 위험도를 전국·수도권은 ‘중간’, 비수도권은 ‘낮음’ 단계로 평가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째 3000명대를 유지중이고, 입원중인 위중증 환자도 34일 만에 700명대 내려갔다.
‘오후 9시 영업제한, 4인 초과 사적모임 금지’가 핵심인 현행 거리두기 조치가 오는 16일 끝나는 만큼 이번주에 조치의 연장 또는 조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국민 전체의 불편과 기본권 측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비롯한 민생경제의 피해를 고려하면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 제한과 같은 거리두기 조치가 방역패스 조치보다는 훨씬 큰 피해를 야기한다”며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오는 12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에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14일 중대본 회의를 거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허남설·민서영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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