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시위에 비트코인 가격은 왜 떨어졌을까

김국배 2022. 1. 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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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 하락세는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에 따른 불안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차단으로 인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은 소수의 채굴업자 네트워크에 의해 조종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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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안 되면 채굴도 불능'
세계 2위 채굴 허브, 인터넷 차단으로 세계 비트코인 채굴기 15% 기능 못해
"채굴기 끄는 사람 많아지면 원가 내려 매도세 강해질 수 있어"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6만9000달러에 육박했던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40%가 떨어졌습니다. 4만달러선까지 내려 3개월래 최저 수준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 하락세는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에 따른 불안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차단으로 인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하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차단과 비트코인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요. 카자흐스탄은 어떻게 세계 2위 채굴지가 됐을까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채굴 능력 감소→매도세 신호탄?

최근 카자흐스탄에서는 연료값 폭등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될 정도였죠. 특히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비트코인에 불똥이 튀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비트코인 채굴 허브인데 인터넷이 끊기면서 채굴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즉, 채굴 능력(해시레이트)가 떨어진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전세계 비트코인의 18%를 채굴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채굴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여하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증명하긴 어렵지만, 흔히 해시레이트 감소는 비트코인 시세에는 부정적 요소로 간주됩니다. 채굴 원가가 떨어져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채굴기를 끄는 사람이 많아지면(해시레이트가 감소하면), 경쟁이 약해져(같은 장비로 더 많이 채굴) 생산원가가 내려간다”며 “생산원가가 내려가면 채굴업자들은 ‘싸게 던져도’ 이득이라 막 던지게 된다. 그러면 가격은 더 내려가고 더 많은 이들이 채굴기를 끄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미 경제매체 CNBC는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접속 차단으로 세계 비트코인 채굴기의 약 15%가 기능을 못하게 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반대로 해시레이트 수치가 올라가면 장기적으로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채굴기당 생산량이 줄고 생산원가가 올라가기 때문이죠.

중국 암호화폐 채굴 단속 이후 ‘피난처’로 부상

카자흐스탄이 세계 2위 채굴 허브가 된 건 중국의 강력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는 물론 채굴까지 틀어막는 초강력 규제에 나섰습니다. 이때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중국을 떠나 미국, 카자흐스탄 등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종의 피난처였던 셈입니다.

그간 중국은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절반 이상을 맡아왔습니다. 작년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장을 전면 페쇄했을 때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400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만 하더라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5개월 동안 113% 상승하며, 중국의 암호화폐 단속 이후 감소분을 완전히 만회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지로 등극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이 때문에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예상치 못했던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폐쇄가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은 소수의 채굴업자 네트워크에 의해 조종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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