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온도 상승에 현 세기 말 '앤초비' 금값될것"

이근영 2022. 1.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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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온이 더 높아지고 바닷물이 산성화해 산소가 부족해지면 멸치류는 줄어드는 대신 맛없는 작은 물고기들이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팀은 "복원한 고대 해양 생태계는 온실가스 고배출(RCP8.5)로 2도 정도 상승하는 2100년의 온난화 정도와 산소 결핍 상태 등에서 유사했다. 해수온이 오르면 더 작고, 망둥이 같은 물고기들이 지배종이 되고 앤초비(유럽멸치) 같은 주요 수산자원이 쇠퇴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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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과학]고대 온난기 퇴적층 토대 어종 분석..멸치류 대폭 감소
"맛없는 작은 물고기 지배적 어종으로" 전망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어장의 하나인 페루 연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선. 독일 게오마르헬름홀츠해양연구소 제공

해수온이 더 높아지고 바닷물이 산성화해 산소가 부족해지면 멸치류는 줄어드는 대신 맛없는 작은 물고기들이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결과는 세계 수산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키엘대 연구팀은 캐나다, 미국, 프랑스 등 공동연구팀과 함께 페루 연안의 훔볼트해류역에서 수집한 퇴적물을 토대로 12만5천년 전 온난기인 ‘엠 간빙기’의 환경 상태를 복원했다. 연구팀은 “복원한 고대 해양 생태계는 온실가스 고배출(RCP8.5)로 2도 정도 상승하는 2100년의 온난화 정도와 산소 결핍 상태 등에서 유사했다. 해수온이 오르면 더 작고, 망둥이 같은 물고기들이 지배종이 되고 앤초비(유럽멸치) 같은 주요 수산자원이 쇠퇴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렸다.(DOI : 10.1126/science.abj0270)

남아메리카 서해안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주요 어장의 하나다. 세계 어획량의 8% 정도가 페루 연안 지역에서 나온다. 훔볼트해류가 풍부한 영양분을 공급해 앤초비처럼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물고기들에 충분한 먹이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앤초비는 세계 전체 포획량의 15%에 이른다. 대부분은 어분이나 기름 재료로 쓰이고, 중국과 노르웨이 등지에서는 양식어업에 사용된다. 하지만 훔볼트 해류역에서 잡히는 앤초비 양은 줄어들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변화의 원인은 주로 기후변화 때문이다.

연구팀은 훔볼트해류역 해저에서 채취한 퇴적물에서 작은 물고기 척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더 작고, 망둥이 같은 물고기들이 고대 온난시기에 연안의 지배어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적물에서 채취한 전체 척추의 60%가 이들 작은 물고기종이었다. 반면 앤초비의 구성비는 훨씬 작았다. 몸집이 작은 물고기는 따뜻한 온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또 몸피에 비해 넓은 아가미 표면적을 가지고 있어 산소가 부족한 물에서도 활동력이 더 크다.

페루 연안 해저에서 채취한 퇴적물에서 추출한 물고기 척추의 종별 구성비. <사이언스> 제공

연구 논문 제1저자인 키엘대 르나토 살바테치는 “연구 결과 따뜻하고 산소가 부족한 물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작은 물고기들로의 지배종 변화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지역 수산자원의 변화에 대한 인간유래 기후변화의 영향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작은 물고기는 잡기가 더 어려울 뿐더러 식감이 좋지 않다. 그는 “페루 지역 수산업과 세계 앤초비 무역에 끼치는 영향이 작지 않아 잠재적으로 세계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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