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담당 변호사 다 떠났다.. 요기요, 新사업 추진 '비상'

배동주 기자 2022. 1. 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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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실 박종명 변호사, 최만항 변호사 퇴사
변호사 채용 확대, 윤리경영실·정책협력실 이원화 해 대응

GS리테일(007070)과 사모펀드 품에 안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에 변호사 모시기 ‘비상’이 걸렸다.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교체하고 지난해 11월 ‘요기패스’라는 이름의 멤버십 구독 할인 서비스를 새로 내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정작 사업 리스크 검토 등을 담당했던 중량급 변호사가 모두 요기요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배달 시장에선 이른바 변호사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음식 배달을 넘어 퀵커머스(즉시 배송) 등으로 사업 확장 속 변호사를 통한 법률 이슈 검토가 사업 추진 핵심으로 떠오르면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은 공지 하나도 변호사 검토를 거친다”면서 “사업 리스크를 관리하는 임원급 변호사가 없는 요기요 입장에선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요기요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 위대한상상 제공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지난해 10월부터 윤리경영실을 대행 체제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 윤리경영실은 신사업 및 신규 상품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사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대표 직속 법무 지원 총괄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실장을 맡았던 박종명 변호사가 지난 9월 요기요를 떠나면서 윤리경영실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박 변호사는 지금의 요기요 윤리경영실을 만든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사법연수원 35기로 소비자원 소송 변호사, 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등을 거쳐 2019년 초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입사했다.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법무실을 대표 직속의 윤리경영실로 변경하고 소속 변호사 규모를 확대, 신규 사업 및 신상품 법적 문제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기관 대응을 주도했다.

요기요를 운영했던 독일 본사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인수 과정에서 요기요 매각을 진행한 게 박 변호사의 퇴사로 이어졌다. 딜리버리히어로가 2012년 출시한 요기요는 2020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 우려 매각 명령에 따라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요기요는 약 6개월 동안의 매각 작업 끝에 지난 8월 GS리테일과 사모펀드 운영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컨소시엄 품에 안겼다.

법무법인 율촌 등을 거쳐 2019년 6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입사했던 최만항 변호사도 지난해 11월 요기요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변호사는 박 변호사와 신사업 등 법률 검토 호흡을 맞춰 왔다.

박종명 변호사(왼쪽), 최만항 변호사. / 조선DB

요기요는 최근 법률 자문과 기업 분쟁·송무를 담당할 변호사 채용 공고를 냈다. GS리테일 컨소시엄으로부터 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받은 데 따른 사업 확장 정지 작업이다. 특히 요기요가 GS리테일과 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이는 퀵커머스는 골목상권 침해 등 문제로 법률 리스크 검토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배달 앱 관계자는 “배달은 주문하는 고객부터 음식점주, 배달 기사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법적 검토가 핵심으로 꼽힌다”면서 “표시광고, 부당지원, 약관 규제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등 경쟁사들은 ‘군단급’ 변호사 위용을 갖추며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판사 출신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부회장으로 발탁했고, 2020년 부장판사를 지낸 함윤식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고객중심경영부문장 겸 법무실장으로 영입했다. 이들 중량급 변호사를 포함 약 15명 변호사가 수수료 산정부터 마케팅 변화 등 사업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상황이다.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은 2020년 10월 로켓배송 소송을 승소로 이끈 강한승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로 선임한 이후 꾸준히 변호사 인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9월 법무법인 율촌 출신의 이영상 변호사를 법무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사내 변호사만 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는 윤리경영실을 윤리경영실과 정책협력실로 구분해 규제기관 대응을 이원화했다. 정책협력실장에 국회 보좌관 출신 이승훈 실장을 올렸다. 또 법무법인 세종에서 기업송무를 주로 담당했던 정홍범 변호사를 윤리경영실장 대행에 선임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임원급 (변호사) 채용 및 추가 조직 확대는 향후 필요에 따라 고민될 사안”이라면서 “현재 요기요는 플랫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다양한 경력의 변호사와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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