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큰절 안한 걸그룹 멤버 두둔..서경덕 "그럴 자격 없다"

새해맞이 팬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큰절을 하지 않고 서서 인사를 한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중국인 멤버 왕이런. 웨이보 캡처

최근 새해맞이 팬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큰절을 하지 않고 서서 중국식 인사를 한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중국인 멤버 논란에 대해 중국 매체가 ‘과민반응’이라며 두둔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충고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9일 환구시보는 “(중국 멤버인) 왕이런이 무릎을 꿇는 한국식 새해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국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도 “중국 누리꾼들로부터는 칭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중국식 문화에 과민반응을 보인다”며 “드라마 등 문화 상품은 포용적이어야 하며, 한국인들의 비판은 한국 문화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이에 서 교수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환구시보가 이런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지난 2020년 8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언급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애버글로우가 한국 군인을 상대로 위문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소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를 징계했다면서 “분단 상황인 한국의 군대 위문 문화를 이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어 서 교수는 “(환구시보는) 넷플릭스 드리마 ‘오징어게임’, ‘지옥’ 등에 관련한 중국의 불법 유통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입을 닫고 있다”라며 “배우들의 초상권을 무시한 불법 굿즈 판매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는 중이다”고 비판했다. 한국에서 중국 멤버 논란이 한국 문화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면서도, 정작 중국 내에서는 한국 문화가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아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현실은 함구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서 교수는 “중국은 자신들의 문화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라”고 충고했다.

한편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일 팬카페에 “왕이런은 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학업상의 이유로 중국에 다녀 온다”며 국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