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장보는 거 기다리고 있어요"..대형마트 방역패스 첫날 '볼멘소리'

이지선 기자,강교현 기자 2022. 1. 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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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장보러온 부부..아내만 입장, 남편은 밖으로
백화점 인근 도로 대기 차량으로 일부 혼잡하기도
대형마트 출입에 방역패스가 적용된 첫 날인 10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대형마트. 고객들이 입장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2022.1.10/© 뉴스1 강교현기자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강교현 기자 = "방역패스 인증 후 입장해주세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방역패스 적용이 시작된 첫날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사용할 줄 모르는 고령층의 경우,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10일 오전 11시께 전북 전주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자 방역패스 시행을 알리는 문구 알림판이 설치돼 있었다. 주차를 마친 고객들은 마트 직원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꺼내 QR코드 인증을 거친 뒤 매장 안으로 입장했다.

젊은 고객들은 입장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지만, 기계 사용이 서툰 고령층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차장에서 만난 70대 A씨는 "아내와 함께 장을 보려고 같이 입구까지 갔었는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쫓겨나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아내도 QR인지 뭣인지, 확인하느라 한참 애를 먹다 매장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인파가 적은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매장 안에서의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장을 보러온 손님들이 방역패스 인증을 하느라 입구 쪽에 몰려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건 구입을 마치고 나온 최모씨(50·여)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닌데 입장부터 계산까지 마치고 나오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배는 더 걸렸다"면서 "장을 보는데 뭐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백화점 출입에 방역패스가 적용된 첫 날인 10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백화점. 이곳을 찾은 고객들이 입장을 하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2022.1.10/© 뉴스1 강교현기자

비슷한 시각 전주시 서신동의 한 백화점.

백화점을 방문한 이들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체온을 체크하고 태블릿 PC에 QR 코드를 스캔한 뒤 차를 몰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QR코드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방문객으로 인해 입차가 지연되면서 한때 지하 주차장 입구부터 도로까지 차들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시민 B씨는 "평일 제일 한가한 시간에도 주변이 이렇게 혼란스럽다"며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이보다 더 심한 정체를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백화점은 방역패스와 관련한 고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인원과 시설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출입구 배치 직원을 이전보다 배로 늘렸다"며 "단 한명의 고객들도 빠짐없이 검사를 하다보니 입장이 조금씩 지연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고객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아예 가지도 못하는 미접종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주에서 13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모씨(30)는 "모유 수유도 하고, 몸이 좋지 않아서 백신을 미루다보니 사회적 왕따가 돼 버렸다"며 "평소에는 인터넷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지만, 배송이 늦어지면 아이 기저귀 같은 육아 물품이 급하게 필요할 때도 있는데 정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이 이유식 재료를 사는데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도 없어서 답답하고, 하루종일 일하고 퇴근하는 남편에게 부탁하는 것도 미안하다"며 "지인 중에 싱글맘이 있는데 그 친구는 대신 장봐다 줄 사람도 없어서 더 안쓰럽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가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PCR(유전자증폭검사) 음성확인서를 내야한다.

다만 현장 혼란을 우려해 10∼16일 1주일간은 계도기간을 두고, 17일부터 위반 시 과태료 부과와 행정처분 등을 하기로 했다. 방역패스를 적용해야 하는 대규모 점포는 3000㎡ 이상의 쇼핑몰, 마트, 백화점, 농수산물유통센터 등이다.

코로나19 완치자나 의학적 이유 등으로 방역패스를 적용받지 않는 예외자는 격리해제 확인서나 예외확인서가 필요하다. 이런 확인서가 없으면 미접종자는 혼자라도 대규모 점포를 이용할 수 없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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