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휩쓸고 간 '평택 화재' 현장.. 합동 감식 돌입
[경향신문]
10일 찾은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화마가 휩쓸고 간 이 건물 벽면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이 남아있었다. 불은 모두 꺼졌지만 현장 곳곳에 남아 있는 화재의 흔적을 통해 화재 당시 긴박했던 현장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입구에는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한 폴리스라인이 길게 설치돼 있었다. 폴리스라인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안쪽의 건물 바닥 곳곳에는 건물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들이 넓게 퍼져 있었다. 7층 높이 건물의 형체는 보존돼 있었지만, 한쪽 벽면은 화재 당시 발생한 불과 연기로 인해 검은색으로 완전히 변한 상태였다. 외벽의 패널 일부도 떨어져 나갔다. 떨어져 나간 패널 사이로는 검게 변한 철골이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나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현장 합동감식을 위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의 관계자 40여명과 함께 내부로 진입했다.
흰색 방호복과 헬멧, 마스크를 착용한 감식반은 굳은 표정으로 현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을 통해 자세한 화재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우선 불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1층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조사는 오후 3시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화재 원인 파악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함께 공사 진행 과정에서 안전수칙 위반을 포함한 각종 위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이다. 경찰은 지난 7일 시공사, 감리업체, 하청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공사 관련자들을 출국 금지했다. 경찰은 이번주 내로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공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유해·위험방지계획 심사 당시 “지상 4층에서 배관 절단 작업 시 화재 위험이 있어 불티 비산 방지포·소화기 비치 및 화재감시자 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경찰은 공단의 지적 사항이 이번 화재의 원인과 관련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46분쯤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4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날 오전 6시32분쯤 큰불을 꺼 오전 7시10분에 대응단계를 해제했다.
그러나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5명이 오전 9시30분 마지막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2명은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형석 소방위(50) 등 3명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19시간여 만인 지난 6일 오후 7시19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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