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오판에 날아간 CEO..류영준 카카오 신임대표 결국 자진사퇴

이동우 기자 2022. 1.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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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의 차기 사령탑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스톡옵션 대량 매도 사태로 '먹튀 논란'이 벌어진 지 한달 만이다. 내외부 반발이 거세지자 책임지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한 것이다.

카카오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류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등 내부 구성원이 다양한 채널로 류 대표 선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사실상 선임철회로 보인다.

지난해 11월25일 여민수 공동대표와 함께 신임 대표로 선임된 지 불과 46일 만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지난달 10일 카카오페이 주요 임원들과 함께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993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매각한 주식은 900억원어치에 차익만 469억원에 달했다.

내부 반발이 커지자 류 대표는 지난 4일 카카오페이 사내 간담회를 열어 사과 의사를 밝혔다. 류 대표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내부 불만 불지른 간담회, 노조 '사퇴 촉구'…주말 간 사의 표명
/사진=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하지만 간담회는 류 대표에 대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진정성 없는 원론적 사과와 계획만 발표하며 무책임한 모습만 더 부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간담회 직후 카카오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노조 측의 '사퇴 촉구' 게시글은 전체 구성원의 3분의 2가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카카오 역사상 가장 많은 '좋아요'가 달렸다는 후문이다.

간담회에서 류 대표가 남은 스톡옵션의 행사 포기를 선언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놨어야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카카오 노조 측은 간담회를 두고 "한 번의 간담회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경영진의 책임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실력행사까지 시사했다.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에 류 대표 선임을 반대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집회나 피켓시위 등 카카오 첫 쟁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번 사태와 관련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금융당국 역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정도로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류 대표는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게 대표 내정자에서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는 본사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거취를 결정한 것이다. 이사회 역시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월요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 상징 '40대 대표' 공석으로 …카카오 "새로운 리더십 논의"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의 모습. / 사진=뉴스1
류 대표는 오는 3월부터 재연임에 성공한 여민수 공동대표와 짝을 맞춰 카카오를 이끌 예정이었다. 류대표는 앞서 2011년 카카오에 합류해 '보이스톡'과 '카카오페이' 개발을 주도했으며 카카오의 차기 기술·글로벌 혁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스톡옵션 행사 오판으로 일순간 낙마했다. 유망 CEO 후보를 잃게된 카카오 역시 안팎으로 적잖은 상처를 입게됐다.

카카오는 곧 류 대표를 대신할 새로운 대표를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공시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 대표 후보군에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정의정 최고기술책임자(CTO), 정주환 신사업 총괄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 대표의 경우 올해 카카오엔터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어 자리를 옮기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들은 모두 40대다.

50대지만 지난해 말까지 카카오커머스를 맡던 홍은택 전 대표도 유력 후보군이다. 올해부터 소셜임팩트(사회공헌)를 이끌기로 했지만 카카오 본사의 위기상황에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류대표는 오는 3월까지인 카카오페이 대표임기는 유지한다. 이후 거취나 남은 스톡옵션 48만주의 처분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카카오페이는 밝혔다. 앞서 류대표는 카카오로 이동함에 따라 이해상충을 막기위해 상반기내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해 매도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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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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