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화 응원 중인 장종훈의 제안 "고교야구, 알루미늄 배트로 돌아갑시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40홈런 달성 타자 장종훈이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Next-Level Training Camp)'를 책임질 유소년 캠프 감독으로 선임돼 활동을 시작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유소년 훈련 캠프는 프로 출신 지도자들이 축적한 연습 비법을 유소년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KBO리그의 뿌리인 유소년 야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다.
KBO 사무국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바이오 메카 닉스, 육체적 훈련, 필드 트래킹 등 첨단 과학 훈련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O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 장종훈은 "여전히 마음속으로 고향 팀 한화를 응원하고 있다. 유소년 야구를 맡아 설레고 기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홈런왕 3회, 타점왕 3회에 빛나는 한화 레전드 장종훈은 한국 야구의 뿌리인 고교야구에 대해 흥미로운 제안도 했다. 현재 한국 야구의 육성 실패 등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손꼽히는 고교야구의 '나무 배트' 사용을 지적한 것이다.
나무 배트 사용은 현재 프로야구가 안고 있는 문제점인 특급신인 부재, 하향 평준화 논란 등과 맥이 닿는다.
장종훈 유소년 캠프 감독은 "나무 배트를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고교야구 타자들이 단타식으로 공을 맞히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야구가 알루미늄 배트로 돌아가야 한다는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 출신 전 홈런왕 이만수, KBS 야구 해설위원 박용택 등에 이어 장종훈까지 동참한 것이다.
다음은 장종훈과의 일문일답이다.
- 모처럼 팬들께 인사한다. 근황은?
야구팬들 모두 너무 반가운 마음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바쁘게 지냈다. 모교에 있다가 대학교에서 아이들도 가르쳤다. KBO에서 좋은 취지로 이렇게 불러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책임감도 느낀다.
- 이번 유소년 캠프의 목적은?
대상이 꿈나무들이다. 일단 재밌게 가르치고 싶다. 그런데 훈련 프로그램은 수준이 너무 높더라. 프로야구팀 수준의 프로그램을 KBO에서 준비해주셨다. 저도 일조하고 싶다.
- 제주도 캠프에서 무엇을 강조할 것인지?
크게 보고 있는 관점은 유소년들의 건강이다. 자라나는 어린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싶다. 아마추어 쪽에 있다 보니까 기초 체력을 단련시켜서 부상을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도 오전에는 체력훈련 위주로 계획 중이다. 포괄적으로 부상 방지의 일환이다. 그리고 개별 선수별로 맞춤 훈련을 해보고 싶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선수별 장단점 파악해 적용하겠다.
- 예전 홈런왕 시절엔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나?
80년대 90년대 훈련도 그때 나름 최선이었겠지만 지금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지금 돌이켜보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 그때는 질적인 면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일단 위에서 양적인 면만 채우려고 했던 훈련이었다. 어렸을 때를 회상해보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 유소년 야구를 포함해 아마야구에서 개선할 점은?
잠깐! 민감한 이야기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배트에 관해서 이야기해도 될까?
(KBO 문정균 팀장이 괜찮다고 하자)
사실 최근에는 교타자들만 많다. 좋은 타자들도 모두 짧게 치는 타자들이다. 시원하게 자기 스윙하면서 크게 치는 타자들이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선수들이 나무 배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갖다 대는 스윙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3학년 정도 되면 어느 정도 괜찮다. 하지만 1, 2학년 중에 자기 스윙하는 타자들은 거의 없다. 너무 안타깝다.
미국, 일본은 아직 알루미늄 쓰고 있다. 프로 가서 어떻게 적응하냐? 적응하냐? 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 알루미늄 쓰다가도 다 적응 할 수 있다. 우리 때는 고교야구 대회 때 홈런 7~8개 정도는 쳐야 홈런왕 했다. 많이 칠 때는 10개 이상 쳐야 홈런왕 먹었다. 지금은 적게 치면 1~2개 치고 홈런왕 하는데 이게 정상적인 홈런왕은 아니다.
- 야구팬들께도 한마디?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너무 감사드리고 너무 반가운 마음뿐이다. KBO에서 추진하는 넥스트 레벨 유소년 야구 감독이 됐고 너무 자랑스러운 자리이다. 우리나라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들을 맡게 돼서 너무나 설렌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선수들의 성적에 도움을 주고 싶다. 멀리서 한화의 선전도 늘 기원하고 있다. 야구팬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야구계에도 올해는 좋은 소식이 들리길 기원한다.
김도환 기자 (baseball3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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