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류영준 내정자 사퇴는 당연한 결정"

김우현 2022. 1. 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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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11시께 류영준 대표 후보직 사의 표명
12시께 노조 "당연한 결정" 재차 입장 발표
[사진 = 연합뉴스]
류영준 카카오 대표 후보자가 이달 10일 11시께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카카오 노조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당연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10일 12시께 류 후보자가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노조는 "류영준 후보자 사퇴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구성원과 주주의 신뢰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류 후보자는 작년 11월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그런데 한 달 후인 12월, 대표로 있는 카카오페이의 경영진과 스톡옵션으로 얻은 자사주를 대량 매도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 류 후보자가 얻은 차익은 46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이 임기 중에 자사주를 대량 매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주가를 떨어뜨리고 자칫 투자자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국내 공모주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청약 물량을 100% 균등 배정해 많은 투자자를 모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진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하락하자 여론의 뭇매가 이어졌다.

이에 류 후보자는 이달 4일 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페이 직원들에게 사과했지만, 노조는 류 후보자가 구체적인 책임 이행방안을 발표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사과를 했다고 보고 5일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 사내 게시글에서는 1900명이 넘는 직원이 실명으로 류 후보자의 사퇴에 동의했다.

카카오 측은 노조에 발표에 입장을 발표하지 않다가 10일 11시께 류 후보자가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류 후보자의 사퇴가 발표된 후 낸 입장문에서 "류영준 전 내정자의 블록딜 사태가 계속 문제 되고 있었지만 선임을 강행해온 지난 과정들은 결국 카카오가 ESG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셈"이라며 "계열사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카카오페이의 성장은 카카오페이 구성원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 낸 결과인데 결실은 특정 임원진에게만 집중됐다"며 "카카오페이 구성원들은 법정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하고 포괄임금제로 연장근로수당 또한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으나 회사의 성장을 위해 묵묵히 참고 일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제가 감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다"며 "이제는 회사와 노동조합 모두 구성원들의 상처 회복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 같은 강도 높은 예방 대책 수립 등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류 후보자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카카오페이 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 카카오는 류 후보자가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이번 정기주주총회 및 동 총회 이후의 이사회에서 공동대표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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