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안보이는 페퍼..16연패 속에서도 '박사랑'이라는 '희망이 핀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막내 페퍼저축은행이 한계를 절실히 느끼며 16연패의 늪에 빠졌다. 16연패는 V리그 여자부 단일 시즌 역대 3위 기록이다. 이대로 계속되다가는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의 20연패 기록로 걱정해야 할 상태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신인 전체 1순위 박사랑이 두 번의 세트를 뛰며 희망을 쏘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4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8-25, 15-25, 20-25)으로 패해 16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21패(1승)째를 당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박사랑은 올 시즌 신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세터다. 개막 직전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왼쪽 발목 인대 3개 중 2개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하며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난달 25일에서야 데뷔 전을 치렀다. 이후 김형실 감독의 관리를 받으며 경기 후반 한 번의 세트 정도만 뛰고 있다. 아직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토스와 번뜩이는 플레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사랑은 데뷔 전을 치른 후 4번의 경기만에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 발목 인대 수술로 점프에 통증을 느꼈지만 이제는 점프 토스도 안정적으로 한다. 하지만 김형실 감독은 아직까지 박사랑을 관리하고 있다.“박사랑이 밤에 잘 때 통증이 있다고 한다. 무리시키지 않으려고 시합 때 몇 세트만 투입하고 아끼는 상황이다. 만약 박사랑이 3세트를 소화할 컨디션이 되면 우리 팀 스타일은 또 바뀔 것이다. 조금씩 조직을 맞춰가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박사랑을 중심으로 팀을 변화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177㎝의 좋은 신장을 갖춘 박사랑은 안정된 볼 배급과 높이가 좋아 차세대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끌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망주다. 박사랑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16연패에 빠진 페퍼저축은행의 한줄기 희망이 빛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신인들과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신생팀으로 기존 팀들과 극명한 전력 차를 보이며 지난해 11월 9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청단 첫 승리를 거둔 뒤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초반에는 팽팽하게 싸우지만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지 못한다. 위기에서 가장 먼저 토스가 흔들린다. 김형실 감독은 누구보다 세터의 중요성을 잘 아는 감독이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할 만큼 세터가 볼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린다. 세터 박사랑을 중심으로 재편할 페퍼저축은행이 언제 연패 탈출에 성공할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꾸준히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는 박사랑.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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